3화. 입덧

네가 있다는 증거겠지

by 명길팍

처음 임신을 임테기로 확인 후, 다음 날 병원에 가서 다시 소변검사로 임신확인을 받았다. 내가 있는 곳은 한국과는 다른 시스템이라 공립병원과 사립병원이 나뉘고, 공립병원은 내가 아무리 돈을 더 내겠다고 해도 다운증후군 검사 (약 12주 차) 전까지는 초음파를 봐주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잠룡이를 사설 병원에 가서 비싼 돈을 주고 초음파를 봐야 한다면 심장이 뛰고 젤리곰 형태는 될 때 보고 싶어서 당장에는 초음파를 보지 않았다.


초음파를 보지 않고 소변 검사로만 임신확인을 했으니 나는 계속 정말 임신이 맞는지, 그리고 계속 임신이 잘 유지가 되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알 길이 없었다. 가슴이 역대급으로 단단해지고 커져서 아픈 것과 월경이 없는 것으로 그저 아 아직 임신 상태가 유지 중이구나를 5주 차까지 느꼈을 뿐이다.




그러고 6주 차에 들어서자 입덧이 시작됐다. 다른 사람들이 입덧하는 것을 직관한 적이 없고 드라마에서만 봐왔기에 나는 입덧을 하면 고상하고 예쁘게 입을 가리며 '우욱'하는 정도인 줄 알았다. (아직도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진 모르겠지만) 그러나 나의 입덧은 드라마와는 달랐다. 아주 큰 소리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다 깜짝 놀라서 볼 만큼 '우웩!!!' 하면서 뱃속에서부터 솟구쳐 올라오는 입덧이었다. 너무 배에 들어가는 힘이 강해 방광이 다 눌릴 정도였기에 남편은 처음에는 내가 입덧을 하면 안절부절 못 하며 본인이 뭘 해줘야 하는지 물었다.


입덧하는 모양새가 너무 추해서 밖으로 나가기가 싫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가 싫었다. 입덧이 몇 주 계속되자 배에 들어가는 힘의 반동으로 허리까지 아팠다. 속은 메슥거리고 온갖 것들이 다 냄새가 나서 먹고 싶지가 않았다 (남편은 그 와중에도 향이 독특하게 변했을 뿐 여전히 향기로웠다). 회사에서는 직원들한테 이 추한 모습을 보이기가 싫어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입덧은 딸기를 먹으면 좀 상큼하고 가라앉아서 딸기가 금딸기일 때 무지하게 먹었다. 딸기를 입으로 밀어넣어야 입덧을 잊을 수 있었다.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들은 못 먹고 냄새도 못 맡아 남편과도 식사를 따로 했다. 남편은 평상시의 식단을 먹고 나는 딸기와 기름지지 않은 음식을 먹었다.




그래도 입덧은 나에게 안심을 주기도 했다. 처음 하는 임신으로 나는 계속 아기가 잘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 나에게 입덧은 괴롭지만 잠룡이가 잘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그렇게 9주 차까지 잠룡이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입덧으로 확인받았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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