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by 이연히

가을 햇살 아래

나뭇가지 끝에 대롱 매달린

모과의 모양새는 묘하게 우습다.

빚다 만 흙처럼

어딘가 어설픈 모양새.

누군가가

참 못생겼다,

다가오면

모과는 조용히 숨을 내쉰다.


달큼한 과일 냄새.


노란 단내를

강하게 내뿜기 전

아주 살짝 싸한 냄새가 스치고

점점 달콤한 꿀 향이

은근히 올라와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 내음에 누군가는

어린 날의 교실을 떠올리고

잊고 있던 사람의 품을 기억하고

아직 오지 않은 그리움을 떠올린다.

묘하게 우스운 모양이지만

모과는 안다.

자신만의 향기 미소 짓게 하는 것을.


가을 햇살 아래

모과는 가만히 앉아있다.

오래 머무를수록

달콤한 향기를 낸다는 걸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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