線에게
살갗의 바로 아래를 저미듯 뜨고 퍼렇게 고인 피를 살살 긁으면 없앨 수 있을까 생각한 적이 있어. 길어야 두어 주 남짓 지나고 나면 사라질 것을, 얼른 지워 버리고 싶었지. 맞부딪은 시도의 결과라고 생각하면 뿌듯하게 여길 수도 있는 것을, 실패 혹은 상처라고만 부른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 사랑스럽게 보지는 못하더라도 미워하지는 않아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