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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준 Dec 19. 2022

슬랙의 첫 PM이 전하는 두 가지 조언

가장 나쁜 제품은 무난한 제품

요즘 유튜브에서 BZCF라는 채널을 열심히 보고 있는데, 최근에 올라온 영상이 유독 인상적이었어서 러프하게 요약/정리해봤다. 


특히 스타트업계에서는 모를 수가 없는 슬랙(Slack)이라는 업무용 메신저 툴의 첫 번째 PM이었던 Kenneth Berger의 조언. 두 가지였는데 모두 와닿았음.


1. Build a product that has peaks and valleys

Peak는 제품의 강점을 말하고, valley는 제품의 단점(하자)을 말한다. 그러니까 강점과 단점이 뚜렷한 제품을 만들라는 것. 더 정확히는, flat한 제품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이 flat한 제품, 즉 그냥 무난한 제품이 가장 좋지 않은 케이스인데, 제품 개발 방법론에서 거의 신조처럼 여겨지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가 가진 문제가 여기에 있다고 Kenneth는 말한다. MVP의 문제는, 그냥 괜찮은 제품에 그치고 만다는 것. 문제를 무난하게 해결하는 제품에 그치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은 하지만 그 이상은 가지 못하는 것. 


내 생각에 정확히는 MVP라는 단어가 하나의 buzz word가 되면서 그 본질을 잃어버린 게 아닐까 싶다. "minimum", 즉 "최소 기능"이라는 단어에 오해가 생겨서, 볼품없지만 일단 최소한 작동은 하는 제품을 MVP라고 오해하는 것. 하지만 MVP는 일단 명확한 핵심 가설만을 검증한다는 맥락에서 "최소 기능"인 것이지, 그냥 완성도가 낮은 제품을 MVP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Peak에 대해서 조금 더 풀어 설명해보면, extra mile을 뜻한다. 현재 제공하는 기능에서 조금씩 더 나아지는 것. 그 디테일이 하나하나 모여서(in aggregate)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Kenneth는 말한다.


그가 인용한 Paul Buckheit의 두 문장도 인상적이었다.

"If your product is great, it doesn't need to be good."
"Pick three key attributes or features, get those things very, very right, and then forget about everything else."


또 peak이 반드시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나거나 많은 리소스를 들여 만들 필요도 없다고 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extra mile을 조금씩, 꾸준히 추구하다 보면 큰 가치로 다가간다는 것. 물론 적정선은 잘 지켜야겠다.


그 예시가 슬랙에서 @channel 기능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수탉 모달.

슬랙에서 @channel을 사용하면 해당 채널에 있는 사람 모두에게 알림이 가는데(100명이든 100,000명이든), 그렇기 때문에 좀 위험한 기능이다. 그래서 한번 확인(confirmation)을 거치기 위해 모달을 띄우고 거기에 목청껏 우는 수탉 일러스트를 넣어두었다. 그게 지금은 일종의 마스코트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


여기서의 레슨은, (1) extra mile이 꼭 큰 의사결정일 필요없고 정말 사소한 디테일일 수도 있다. 그리고 (2) 이렇게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작은(점진적인) 개선을 덧붙이는 문화를 팀 내에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


사실 PM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이게 임팩트가 가장 큰 일이야?"일 텐데, 이 물음을 달고 사는 것 역시 매우매우 중요하지만 반대로 여기에만 집착하면 디테일을 놓치기 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늘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의사결정만 하다보면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임팩트를 무시하게 된다는 것. 명심할 부분이다.


두번째 조언은 짧게 정리

2. One metric is not enough

북극성 지표와 같이 하나의 지표만 바라보는 것이 환상적이긴 하다. 전사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다 얼라인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하지만 Kenneth는 그만큼 위험하다고도 말한다. 정말 딱 하나의 지표에만 집중하면 다른 수많은 변수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product decision은 트레이드오프다. 예를 들어 뉴스레터의 경우, 오픈율이라는 지표 하나만 바라볼 수도 있다. 오픈율이 50%라면 꽤나 좋은 수치지만, 또 놓쳐서는 안 되는 이면의 지표는 (예를 들어) 수신거부율. 만약 수신거부율이 20%에 달한다면?


오픈율이라는 지표 하나만 맹목적으로 좇으면 50%라는 환상적인 수치에 취해 20%라는 수신거부율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하나의 지표만 보면 그 이면에 있는 (트레이드오프 관계인) 다른 면을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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