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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준 Dec 21. 2022

게임 디자인을 프로덕트에 적용하는 7가지 원칙

슈퍼휴먼 CEO의 조언

슈퍼휴먼(Superhuman)은 이메일 툴 서비스인데, 지메일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하고 생산적인 이메일 툴을 표방한다. 뛰어난 제품력으로 유명한 회사인데, 이곳의 CEO Rahul Vohra가 게임 디자인을 프로덕트에 적용하는 7가지 원칙을 소개한 영상이 있어서 간략하게 정리.


(가장 중요한 건 5번 Flow)


Intro

1/ 게임 디자인(Game design)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과 다르다.

게이미케이션은 리워드나 포인트 등을 설계하는 것을 말하는데, 게임 디자인은 그 이상의 것.


2/ 리워드가 가진 문제 : 내적 동기를 갉아먹는다(undermine)

스탠포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재미나 만족과 같은 내적동기에 의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 리워드와 같은 외적 동기에 의해 일을 하는 사람보다 더 잘, 끝까지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곧 리워드(외적동기)가 내적동기를 갉아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게이미피케이션이 위험한 것.


게임 디자인의 5가지 요소와 7가지 원칙

그래서 게임을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가? 게임 디자인의 5가지 요소와, 최종적으로 우리가 제품에 적용해볼 수 있는 원칙 7가지를 소개한다.


1. 목표(goals)

좋은 목표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좋은 골이란 이 세 가지를 포함해야 한다 : 구체적이고(concrete), 달성 가능하고(achievable), 만족감을 주어야 한다(rewarding).


각 요소에 대한 슈퍼휴먼의 예시

- concrete : 슈퍼휴먼에는 매우 구체적인 목표가 있음. 바로 inbox zero. (메일함의 받은편지의 수를 0으로 만드는 것)


- achievable : 신규 유저에게 매우 디테일한 온보딩을 제공. 슈퍼휴먼의 유명한 특징 중 하나인데, 모든 신규 유저는 슈퍼휴먼의 온보딩 스페셜리스트와 30분동안 1:1로 온보딩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서 슈퍼휴먼의 사용법 등을 배운다고 한다.


- rewarding : inbox zero라는 건 이전에 다른 이메일 툴(예를 들어 지메일)을 사용할 때는 거의 달성해보지 못했을 목표. 따라서 이를 달성하면 이전에 해보지 않은 경험이 주는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원칙 1 :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하고, 만족감을 주는 목표를 설정하라. (Create goals that are concrete achievable, and rewarding)


2. 감정(emotions)

좋은 게임은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는 여러 모델이 있는데, 가장 유명한 건 Plutchik's wheel.

8가지 핵심 감정을 묘사하는데, 서로 정반대에 있는 감정은 상반되는 감정. 또 가까이에 있는 감정들을 섞어서 새로운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joy와 anticipation을 합치면 optimism을 만들어낼 수 있다.


슈퍼휴먼에서는 이러한 모델들을 바탕으로 강렬한 감정을 선사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inbox zero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멋지고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보여줌으로써 이런 감정을 자극한다.


원칙 2 : 감정을 미묘하게 설계하라 (Design for nuanced emotion)


3. 컨트롤(Controls)

게임에서 중요한 건, 내 캐릭터가 내가 의도한대로 & 즉각적으로(robust) 움직여야 한다는 것. 내 캐릭터를 컨트롤하는 과정에서 지연이나 오작동 같은 것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원칙 3 : 빠르고 미세한 컨트롤을 제공하라 (Create rapid and robust controls.)


4. 장난감(Toys)

모든 게임은 결국 장난감으로 구성되어 있다. PC 게임의 장난감은 PC고, 야구의 장난감은 야구공. 그 장난감을 잘 만들어야 한다.


슈퍼휴먼이 제공하는 autocomplete 기능이 하나의 예시. 예를 들어 유저가 "1d"를 치면 곧바로 "1day"로 자동완성이 된다. 또 "10 am tokyo"를 치면 뉴욕에서는 몇 시인지 자동으로 완성되어 입력됨. 이러한 사소한 편의와 재미가 중요하다.


내 제품은 어떤지 생각해봐야 한다. 목표가 없이도 그 자체로 재미있나? 장난감처럼?


원칙 4 : 그 자체로 재미있는 장난감을 만들고, 이를 가지고 게임을 만들어라 (Make fun toys, and combine them into games)


5. 몰입(Flow) (가장 중요!)

어떻게 하면 유저가 우리 제품에서 몰입하는 경험을 줄 수 있을까?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


(1) 바로 다음에 뭘 할지 쉽게 알 수 있어야 함 (Knowing what to do next)

예를 들어 지메일에서는(슈퍼휴먼 CEO는 지메일을 엄청 내리깐다..), 하나의 메일을 아카이빙하고 나면 다시 inbox 화면으로 돌아온다. 이 경우, inbox 화면에서 뭘 해야 할지는 유저가 다시 생각해야 함. 이는 몰입을 깨는 요소(this destroys flow).


슈퍼휴먼에서는, 하나의 이메일을 아카이브하고 나면, 바로 다음 메일 화면으로 넘어감. 유저가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 


원칙 5 : 바로 다음 액션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만들어라 (Make the next action obvious)


(2) 원하는 행위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 함 (Knowing how to do it)

슈퍼휴먼에는 다양한 단축키가 있지만, 유저들이 잊을 때가 있음. 그럴 때를 위해서 Superhuman Command라는 걸 개발했음. 단축키가 기억나지 않을 때, 유저는 Superhuman Command를 켜서 원하는 기능을 검색하면 바로 알려준다.


(3)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것들을 차단해야 함 (Freedom from distractions)

슈퍼휴먼에서는 한번에 하나의 메일만 볼 수 있고, 하나의 메일을 보면서 inbox를 함께 볼 수는 없음. 집중을 흐리기 때문.


(4) 명확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함 (Clear and immediate feedback)

영상에서는 이 내용이 스킵되었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해 공부한 것들에 비추어봤을 때 아마 이런 내용일 것 같다 : 유저가 액션을 했을 때 그 액션에 대한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에서 누군가를 팔로우하면, 팔로우 버튼 클릭 즉시 팔로우되었다는 걸 알려줘야 함. (토스트 메시지든, 버튼 상태의 변화든)


원칙 6 : 명확하고 즉각적이되,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는 피드백을 주어라 (Give clear and immediate feedback with no distraction)


(5) 적절한 난이도와 적절한 능력을 부여해야 함 (High perceived challenges and high perceived skills)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난이도(challenge)와 능력(skill)의 균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건 Experience Fluctuation Model이라는 것을 참고하여 설계할 수 있다. 난이도와 능력 사이의 균형에 따라 인간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모델인데, 난이도가 적당히 높으면서 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때 인간은 몰입을 경험한다. 반대로, 난이도가 낮고 능력도 없다면 냉담한 반응을 보일 테고, 능력이 높은데 난이도가 낮다면 편안함을 느낀다.


슈퍼휴먼의 한 가지 독특한 점은, 만약 유저가 어떤 능력이 충분한데 주어진 난이도가 낮은 상태라면? 그럼 의도적으로 난이도를 높인다. 그래야 우상단의 flow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inbox zero라는 목표를, 마우스를 한번도 만지지 않고 달성하기)

Experience Fluctuation Model


원칙 7 : 난이도와 능력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라 (Balance high perceived skill with high perceived challenge)



이 영상에서 소개된 7가지 원칙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1/ 원칙 1 : 구체적이고, 달성 가능하고, 만족감을 주는 목표를 설정하라.

2/ 원칙 2 : 감정을 미묘하게 설계하라.

3/ 원칙 3 : 빠르고 미세한 컨트롤을 제공하라.

4/ 원칙 4 : 그 자체로 재미있는 장난감을 만들고, 이를 가지고 게임을 만들어라.

5/ 원칙 5 : 바로 다음 액션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만들어라.

6/ 원칙 6 : 명확하고 즉각적이되,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는 피드백을 주어라.

7/ 원칙 7 : 난이도와 능력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라


이 7가지 원칙을 따르면 유저의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키울 수 있다. 해야 해서가 아니라, 재미있고 만족스럽기 때문에 프로덕트를 사용하도록 만들 수 있다--가 Rahul의 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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