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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Jan 07. 2019

아르벨 산에서 바라본 십자군 전쟁

황창연 신부님과 함께한 이스라엘 성지순례 - 아르벨산과 하틴의 뿔

황창연 신부님과 함께한 이스라엘 성지순례 

아르벨산과 하틴의 뿔 


다시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아르벨산과 하틴의 뿔을 들러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길은 어렵지 않으나 아르벨산을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어르신분들을 가이드님께서 특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도 오늘도 날씨가 도와주네요. 화창한 날씨와 신선한 공기와 함께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어제까지 갔던 라비 키부츠 근처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수녀님과 길이 참 잘 어울리네요. 저희 조는 수녀님께서 가이드를 하셨습니다. 오랫동안 공부하셨던 수녀님의 내공 덕분에 풍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순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황창연 신부님은 돌아가며 각각의 조에 참여하셨기 때문에 순례 내내 만나 뵙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황창연 신부님뿐만 아니라 수녀님과 함께 걸었던 다른 신부님들과도 함께 걸을 수 있어 또 다른 은총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조와 움직이셔도 은근히 자주 마주쳤습니다. ) 


겨자꽃이 활짝 펼쳐져 따뜻한 봄의 길을 걸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등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만만의 장비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답게 이 정도는 어렵지 않습니다. 사실 아르벨산이라고 해도 그리 높은 산이 아닙니다. 동네 뒷산 느낌이라 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산은 산이라 오르는데 약간 힘들긴 하더라고요. 


 

예쁜 꽃을 발견하면 꽃을 찍어가기도, 멋진 표지석이 나오면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정말 아무렇게 찍어도 작품인 곳이었습니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쁘신 황창연 신부님 



올라가는 길에 소를 마주쳤습니다. 눈망울이 참 순수한 동물이죠. 가까이 가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 어리게 다가왔습니다. 울타리도 없이 자연 그대로 방목하고 있었습니다. 소들도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아르벨 산에 올라왔습니다. 순례단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이미 아르벨산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갈릴래아 호수와 드넓은 갈릴래아 지방을 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이스라엘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꼭 올라오셔서 경치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아르벨 산 

지금은 아르벨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아르벨 산은 갈릴래아 호수 근처에서 가장 좋은 전망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기원전 753년 전 지진활동으로 인해 산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곳에서 예수님의 공생활의 중심지인 가파르나움이 또렷이 보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호수 멀리 골란고원까지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아르벨산에서 바라본 하틴의 뿔 봉우리


하틴의 뿔 그리고 십자군 전쟁 


하틴의 뿔은 지진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두 봉우리의 이름입니다. 이 곳은 갈릴래아 호수 전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죠. 바로 밑에는 넓은 평야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틴의 뿔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틴의 뿔 앞 넓은 평야에서 큰 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이죠. 십자군 예루살렘 왕국과 살라딘 왕이 이끄는 이슬람 제국 아이유브 왕국 사이 큰 전투가 벌어진 곳입니다. 이 곳에서 십자군 예루살렘 왕국은 대패를 하게 되고 예루살렘의 대부분의 영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후 제3차 십자군 전쟁이 발발하게 됩니다. 하틴의 뿔 앞 전투라 하틴 전투라 불립니다. 


십자군 전쟁은 이슬람 제국의 이스라엘 점령으로 인해 성지순례가 힘들어져 예루살렘을 이슬람에게서 되찾기 위해 시작된 전쟁이었습니다. 교황청에서 유럽 각 군주들에게 성전에 동참하라고 하였고, 많은 군주들이 이스라엘을 되찾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군주들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있었습니다. 엉뚱한 곳을 공격하는가 하면, 서로 싸우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수십 차례에 걸쳐 전쟁을 하였지만 예루살렘은 이슬람 제국의 영토가 되어버립니다. 아르벨 산에서 하틴의 뿔을 바라보면서 십자군 전쟁을 생각했습니다. 나 역시 처음의 의도와 다르게 다른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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