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낯썸 Jan 11. 2019

다시 베트남

내가 베트남으로 돌아온 이유


떤셧넛 공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와 다르게 호찌민의 더운 공기를 맞으니 새삼 2년 전 첫 베트남 호찌민에 도착하던 날이 생각났다. 무척이나 두려워 식은땀을 주룩주룩 흘리던 그때의 모습과 다르게 여유롭게 그랩을 불러 친한 형님과의 약속 장소로 향했다.


나는 18년 1월에 퇴사하여 4월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퇴사를 한 이유도 있었고, 한국으로 돌아올 만한 합리적인 이유도 있었다. 다만, 세상은 내 계획, 내 이론대로 흘러가지 않을 뿐이었다.


8개월 만에 다시 만난 B형과 반갑게 만나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내가 베트남에 다시 돌아온다고 하자 가장 먼저 반겨주셨고, 편의까지 봐주셨다. 형님이 없었다면 아마 베트남을 가는 것을 더욱 신중히 생각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실패했냐고 물어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실패도 맞다. 18년 한 해동안 뚜렷하게 이룬 성과는 제로였기 때문이다. 가장 자유로우면서 가장 불안한 시기를 너무 허송세월 한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였다. 다시 베트남으로 향했다. 결국 베트남이냐고? 그렇다. 결국 베트남이다. 나에게 베트남은 다른 사람들과 약간의 차별성을 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곳에도 한국 교민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산다. 내가 무슨 오지로 간 것도 아니지만.. )


마지막으로 지금껏 말로만 할 것이라고 떠들고 도전조차 못했던 일을 저지르기 위해서였다. 더 늦기 전에 더 경력단절이 길어지기 전에, 더 말만 앞서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베트남으로 향했다. 마지막 도전을 하기 위해서였다.


베트남에서 일했습니다. 매거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 아닐까. 박항서로 연일 베트남과 한국이 뜨겁다. 한류 상품은 베트남에 핫한 상품 중 하나이다.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여기서 나의 강점을 살리고자 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 나는 전략기획팀으로 들어갔다. 신입 수준에 얼마나 데이터와 시장조사를 해봤을까 싶지만 잠깐의 기획과 시장조사 업무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 대해 열심히 조사했던 기억이 났다. 베트남은 생각보다 공개된 자료가 부족하다. 그에 반해 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내가 한국에 잠깐 돌아간 동안 내가 애용하던 우버가 망했다. 그랩이 시장을 장악했다. 그런데 또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다. 그새 못 보던 고비엣(Go Viet)이라는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었다. 길거리에 자주 보이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우버가 철수하고 고비엣이 새로운 도전자로 올라선 것이다.


흥미로웠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베트남의 문화, 비즈니스, 트렌드, IT, 스타트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틈틈이 기록해 두었던 것들이 불과 1년 만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한 번 조사해보고 싶었다. 발로 뛰고 구글로 뒤지면서 베트남에서 일어나는 산업의 변화를 기록하고 공개하고 싶었다.


대학생 때부터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정보를 기록하고 설명충이라 별명을 가질 만큼 남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좋아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1년간 나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면서 정보전달 콘텐츠 제작자로서 포텐셜이 있는지 도전해보고 싶었다.


2018년 12월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무더운 겨울날, 다시 베트남으로 왔다.



앞으로 베트남의 산업과 트렌드에 대한 글을 "요즘, 베트남"이라는 새로운 매거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기존의 "베트남에서 일했습니다." 매거진은 베트남의 취업 관련 글을 계속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읽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욱 가치 있고, 도움되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베트남 우버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