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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Feb 12. 2019

외국인과 함께 본 킹덤

외국사람들은 킹덤을 어떻게 생각할까? 


오랫동안 우정을 함께 하던 필리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마닐라에 4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한국으로 신혼여행을 올 정도로 한국에 대한 사랑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이 친구 집에서 친구와 친구 지인들과 킹덤을 함께 시청했습니다. (넷플릭스로 한국 드라마를 주로 보고 있었습니다. ) 저 역시 킹덤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외국인 지인에게 소개하면서도 조금 걱정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평이 그다지 좋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워킹데드를 매우 좋아하는 지인이라 가장 거부감 없이 한국 드라마를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는 한국 문화에 나름 익숙했지만, 친구의 지인들은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거든요. 


필리핀 친구들에게 킹덤에 대한 생각들을 물어보았습니다. 제각기 달랐지만 몇 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외국인 관점에서 바라본 킹덤에 대해서 이야기할 까 합니다. 제가 바라본 킹덤과 사뭇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 한국에 대한 이미지 

한국을 다녀온 친구이거나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친구 거나 다 같이 한국의 전통 건축물이나 사극 복장들이 나올 때마다 예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복궁과 하회마을 (동래라고 나오더군요 ㅎㅎ) 문경새재 등 한국인 눈에서는 매번 본 광경이었지만 외국인 눈에서는 한국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주기에 최적이었습니다. 특히 동래는 시골 산골짜기로 표현했다고 불만인 분들도 계셨는데, 외국인들은 동래나 한양이나 이러한 지명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풍경들이 너무 이쁘다는 평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킹덤은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전 세계 외국인들에게 선보이는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제한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소비되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의 콘텐츠를 최대한 외국인들 눈에 재밌고 이쁘게 보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전 세계 어디라도 이해가 가능한 내용 전개여야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좀비물을 선택한 것과 권력을 향한 정치적 암투는 충분히 한국문화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필리핀 친구들도 금방 그 권력관계를 이해하더군요. (해원 조 씨와 세자와의 다툼이 주입니다. 더 구체적이나 디테일하거나 복잡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 최대한 이질감 없이 한국 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는 콘텐츠를 선택한 것은 분명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2. 속도감 있는 전개 

초반은 세계관을 설명해야 하기에 조금 지루하게 전개되지만 좀비가 발발하고 나서부터 빠르게 내용이 전개됩니다. 필리핀 친구들이 속도감 있는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들은 워킹데드보다 더 낫다고 했습니다. 다만 시즌1을 너무 클라이맥스에 끝내버려서...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러고 1년을 기다리라면.. 정말.. 하.. 


3. 연기력의 아쉬움

한국 사람들이 다들 하는 이야기가 중전과 배두나의 연기력에 아쉬움을 나타내었습니다. 배두나는 연기력이 문제라기보다 대본과 발성이 사극과 조금 안 맞는 느낌이었고, 중전은 확실히 연기력이 어색했습니다. 비중 있는 배역인데.. 아쉬웠습니다. 외국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결론 크게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연기가 어색한지도 몰랐습니다. 기본적으로 영어자막을 읽으면서 봐야 했기에 그 정도 연기력 논란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말하기 전까지 그게 잘못된 것인지도 몰랐다는.. 다들 주지훈 잘생겼다는 이야기만.. ㅎㅎ 


4. 로맨스가 없는 드라마 

이전 드라마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로맨스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지금껏 한국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이 소재 상관없이 로맨스가 들어간다는 점이었습니다. 혹은 왜 이해하기 힘든 웃음 포인트나 장면들이 들어가곤 했는데 킹덤은 처음부터 끝까지 권력투쟁과 좀비와의 사투에 초점을 잡고 있죠. 


5. 한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닌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쇼케이스 

결국 1화부터 6화까지 전부 다 보았습니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박진감 넘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킹덤이 해외에서 성공할지 안 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킹덤은 해외에 한국 사극 콘텐츠를 거부감 없이 잘 전달하는 드라마 시리즈라 생각합니다. 해품달이나 대장금 같은 대작들이 있었지만, 좀비물과 한국 사극의 결합은 신선한 소재였습니다. 기존에 한류를 좋아하는 외국사람들이 아닌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외국사람들에게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는 쇼케이스 현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한국 콘텐츠를 전파할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다양한 한국 콘텐츠가 등장하여 외국사람들에게 선보였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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