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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Apr 22. 2019

베트남 게임쇼를 보러 가다

베트남 호치민 게임콘(Gamecon) 2019 후기 

호치민 SECC에서 4월 3~5일까지 게임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소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 방송도 즐겨보는 게이머로써 베트남에서 열리는 게임축제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다만, 방송장비 전시회와 함께 개최가 되더군요. 아무래도 게임과 방송을 아우르는 전시회를 기획한 것 같습니다. 또한 부대 이벤트로 스트리머의 공개방송과 프로게이머들의 팬미팅도 기획되어 있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아침 10시쯤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SECC 전시장 규모가 큰 편이 아닌데 전시장을 반으로 나눠서 다른 전시회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즉, 게임콘 전시장은 SECC의 반 만 쓰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살짝 불안했습니다. 방송장비 전시회와 함께 열리는데 SECC 반 밖에 안 쓴다고?? (코엑스와 벡스코를 비교하면 규모가 훨씬 작습니다. ) 



1. 삼성 부스 그리고 운영의 아쉬움 


전시장에서 맨 처음 만나는 부스는 다름 아닌 삼성이었습니다. 전시회를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앞쪽은 방송장비 전시회이고 뒤쪽은 게임콘 부스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대기업 부스로는 유일하게 삼성이 참가했습니다. QLED 8K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QLED 디스플레이와 연계되는 카메라나 오디오 등 방송장비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삼성 부스는 특이하게 삼면으로 나누어 다른 콘셉트로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정면은 QLED와 방송장비, 오른쪽은 사무용 모니터를 홍보하고 왼쪽은 게이밍 모니터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사무용 모니터는 모니터 받침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게 특징이었습니다. 게이밍 모니터와 함께 현장에서 구매할 경우 20%~30% 할인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PC방에서 쓰는 커브 모니터 32인치를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모니터를 구매하려고 알아보고 있었는데, 화끈하게 질렀습니다. 


문제는 현장 판매 할인 행사를 하면서 현장에 재고 모니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쇼룸에 알아보고 다시 연락을 준다고 하는데.. 2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카드 결제를 하고 집까지 배송해주는 것을 전달하는데도 몇 명의 관계자들과 전화 통화했는지.. 왜 요구 사항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구매에 성공했고, 구매는 금요일에 했는데 토요일에 잘못된 상품이 와서 결국 월요일에 제대로 받았습니다. 이렇게 모니터 사는 게 힘든 줄 몰랐네요. 할인 행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구매를 원했을 때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재고를 현장에 두지 않은 점, 요구사항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더구나 삼성이라 더 아쉬웠던.. 




2. 베트남은 VR 전성시대?? 콘텐츠는 없고 체험위주에 그친 아쉬움 


여러 부스에서 VR 관련 부스를 차려놓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OMNI였는데요. VR 관련 기기들을 만드는 곳으로 매우 유명하지요. 이 곳에서 다양한 VR 관련 기기들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 다른 부스에서도 많은 VR 관련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자체 판매기기들을 가지고 있는 OMNI를 제외하면 VR 체험하는 것 외 크게 돋보이는 부스는 없었습니다. 자체 제작한 콘텐츠는 거의 없었고 그마저도 매우 부실했습니다. 제가 VR에 대해서 아직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3. 서로 간에 어울리지 못하는 전시회, 아쉬운 전시회 규모 


방송장비 전시회와 게임콘이 함께 열리는 전시회였습니다. 방송장비는 보통 오디오 혹은 방송, 이벤트 관련 장비들이 많았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주로 많이 참가했고 앞쪽과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게임콘을 보러 가려면 반드시 지나가야 했습니다. 서로의 규모가 작아서 함께 하였는지 혹은 기획에서 서로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전혀 서로가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게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메인이벤트를 제외하면 1시간이면 충분히 다 볼 수 있는 작은 규모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이 보여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날에는 점심 이후 철수하는 몇몇 방송장비 부스들로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만들어졌습니다. 




4. 게이밍 하드웨어 


VR부스와 함께 게이밍 하드웨어 업체들이 이번 전시회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중국이나 대만 업체부터 베트남에서 유통하는 업체들까지 게이밍 관련 업체들이 다양하게 찾아왔습니다. 덕분에 신기한 커스터마이징 된 PC도 구경할 수 있었고 현장 구매 시 10~30%까지 할인 행사도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MSI도 게이밍 모니터와 노트북, PC를 전시하며 홍보하고 있었고, 현지 유통업체에서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을 할인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키보드도 하나 구매했습니다. 9만 원짜리를 5만 원에 팔더군요.) 

특히, 현지 게이밍 기기 전문 판매업체 부스에서 홍보하는 (위에 사진에서 보이는 앉아서 편하게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는) 특수 게이밍 체어가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워메.. 저거 얼마일까.. 다만 게이밍 PC들이 가격이 높아서 구매를 할 수 있는 구매층이 많을지 의문이긴 했습니다. 





5. 인터넷 방송 장비 


많지는 않지만 몇몇 부스에서 인터넷 라이브 방송이나 유튜브 방송에 관련된 장비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마이크나 카메라, 조명등 등 방송에 필요한 것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도 있었습니다. 베트남에 라이브 방송이 얼마나 규모가 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관심 있게 본 부스들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사람들의 관심이 많지는 않더군요.. 저렇게 세팅하려면.. 얼마야.. 아쉬웠던 것은 해당 업체들이 홍보가 부족하기도 했고 자세한 설명도 부족했습니다. 체험 이후에 구매나 홍보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고 있었습니다. 





6. 스트리머와 프로게이머. 메인이벤트 


그나마 이번 게임콘에서 가장 흥미롭게 구경한 것은 메인이벤트입니다. 한국 CEO가 창업한 게임 전문 MCN회사 Creatory에서 이번 이벤트를 주관했더군요. 삼성의 후원도 눈에 띄었습니다. 전시회 가장 안쪽에 크게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왼쪽에는 프로게이머 무대가 있고 오른쪽에는 스트리머 무대가 따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저는 먼저 스트리머 무대를 방문했습니다. 전시회 첫날 한국인 베트남 유튜버인 Woossi가 팬미팅을 했다고 하던데.. 못 간 게 아쉽네요. (베트남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유튜버 중 한 명입니다. 주로 게임과 음식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 제가 갔을 때는 LOL 게임 관련 스트리머가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일 점심쯤이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는데 현장에 참석한 시청자 중에서 뽑아서 함께 듀오를 하거나 일대일 대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오전 오후로 다른 스트리머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프로게이머 부스에서는 아침에 LOL 프로게이머 팬미팅이 진행되었습니다. 오후에는 배틀그라운드 팀이 시청자들과 함께 경기를 하는 행사가 있었다고 하네요. 저는 LOL 프로게이머 팬미팅 자리에 참석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인을 받고 인터뷰를 지켜보았습니다. 2019년에 동남아에서 최초로 독립 프로리그가 만들어진 국가인 만큼 게임에 대한 기대가 큰 곳입니다. 올해는 퐁부버팔로스가 압도적 1등을 차지하였고 국제대회인 MSI 예선전이 베트남에서 열리는 만큼 E-Sports에 대한 베트남의 성장이 기대되었습니다. 


특히 한국 LOL 리그도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알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남자 지인들도 Faker를 알고 있더군요. 국뽕이 오른다. 저는 LOL을 잘 못하는데 한국사람들은 게임을 잘한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7. 참가에 의의를 분 보드게임과 콘솔, 피규어 부스 


보드게임 부스와 콘솔 부스가 양 쪽 사이드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보드게임 부스는 호치민 시내 보드게임 판매업체에서 부스를 차려 나왔고 콘솔은 전시회 주취팀에서 체험하는 부스로 따로 만들어놓은 곳이었습니다. 콘솔은 정말.. 체험에 의의가 있었습니다. 보드게임은 생각보다 다양한 게임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고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자리도 많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드게임 체험을 하고 있더군요. 다만.. 보드게임 가격이 비싸서.. ㅠㅠ 사고 싶었는데 사지는 못했습니다. 피규어 부스도 한 곳에서 참가했었습니다. LOL 피규어가 가장 눈에 띄더군요. 부스가 각각 하나씩만 참가해서 아쉬웠습니다. 그만큼 시장규모가 작다는 것이겠지요.




8. 코스프레


아침에는 코스프레하는 분들을 찾을 수가 없던데 점심 이후에 코스프레하시는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전시회에 오래 있지 않아 많은 분들을 만날 수는 없었는데 나중에 공식 페이스북 사진에는 생각보다 많은 코스어들이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습니다. 게임 쇼하면 빠질 수가 없죠. 



9. 모바일 게임이 없다.

베트남은 모바일의 보급이 PC 보급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고, 손쉽게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지인들 중에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나 LOL과 비슷한 리엔꽌 등은 현지에서 매우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이죠. 이번 전시회는 일부러 모바일 제외했는지 모바일 게임 관련 부스는 거의 전무했습니다. 



정리하며 

베트남에서 게임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하여 매우 기대하였지만 규모면에서 아쉬웠습니다. 아직까지 시장규모가 작다는 것을 반영할 수도 있고, 급격히 성장하는 국가인만큼 내년이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고가의 게이밍 관련 기기와 VR기기 위주의 전시회는 다양성에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와 스트리머들의 메인이벤트는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구경하는 것을 보고, E-Sports의 발전이 기대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부분은 대중적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을 해야 하는 게임콘을 수목금 평일만 진행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구매력을 갖춘 직장인들이 이 전시회 참석이 어렵다는 점이 아쉽더군요. 적어도 토요일 하루라도 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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