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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Jul 11. 2019

베트남의 우려되는 해피 벌룬 열풍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해피 벌룬 


지난주 베트남 지인의 생일로 클럽 파티에 초대받았다. 보통 베트남에서 생일 때 클럽 테이블을 빌려 축하하는 게 흔한 풍경이다. 일이 있어, 1군에 위치한 클럽에 조금 늦게 합류했다. 생일 축하하고 다른 참석분들과 가볍게 인사했다. 쿵쾅쿵쾅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여기저기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공간을 꽉 채우고 있었다. 술 한잔 하며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클럽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풍선 여러 개를 들고 왔다. 각자 하나씩 들며 나에게도 풍선을 권했다. 그렇다. 해피 벌룬이다. 


해피 벌룬을 불고 난 지인들은 다들 축 늘어지기 시작했다. (사진 출처: 헤이 코리안즈)


담배도 하지 않는 터라, 해피 벌룬을 정중히 거절했다. 지인들은 외국인이라 그런지 거절한 것에 대해 크게 개이치 않았다. 다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뭔가 그들과 나와 거리감이 느껴졌다. 해피 벌룬을 하고 나면 만취한 느낌과 환각증세를 보인다고 하던데, 그런 것 같다. 풍선은 끊임없이 공급되었고 어느새 그들은 만취해서 축 늘어진 것처럼 테이블에 늘어져 있었다. 나는 적당히 타이밍을 보고,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해피 벌룬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딱히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테이블뿐만 아니라 다른 테이블도 풍선을 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아무도 그게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베트남은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18년에 베트남 음악축제에서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조사 결과 해피 벌룬에서 나오는 물질이 검출되어 해피 풍선으로 인한 사고가 의심되었다. 그 당시 해피 벌룬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아직도 베트남은 해피 벌룬에 대해 크게 제제를 하고 있지 않다. 최근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야기는 아직 없다. 웬만한 클럽에서는 해피 벌룬을 다 팔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출처: SBS 뉴스 


마취제로 시작된 아산화질소. 해피 벌룬 

해피 벌룬의 주 성분은 아산화질소이다. 이전에 주로 마취제로 쓰였던 성분인데, 부작용이 있고 대체제가 개발되어 지금은 사용을 많이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일명 웃음 풍선이라는 별명답게 기분이 좋아지고 만취 느낌과 환각증세를 보여 유사마약이라는 꼬리표가 있다. 베트남에서는 Bong cuoi (봉끄이)라고 부르는데, 그냥 해피 벌룬이라 하면 다 알아듣는다. 아산화질소에 장기간 노출되면 체내 산소농도가 떨어져 질식과 저산소증이 유발되고 장기간에 걸쳐 뇌에 손상을 주어 기억상실과 말초신경병증, 척수병증까지 생길 수도 있다. 위험한 물질이다. 


승리 베트남 해피 벌룬 의혹 사진_Kenh14 출처


한국에서는 불법. 해외에서 해도 불법입니다. 

한국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어 해피 벌룬을 하면 불법이다. 그래서 흡입하거나 소지하거나 유통할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그렇기에 지난 승리의 해피 벌룬 의혹이 크게 화제가 된 것이다. 승리는 오해라고 해명해 일단락되었지만, 흡입했을 경우 처벌을 받아야 한다. 여행객들이 잘 모르고 쉽게 하거나 SNS에 해피 벌룬 사진들이 올라오곤 하는데, 엄연한 불법입니다. 게다가 몸에 치명적인 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쉽게 구할 수 있고, 값싼 해피 벌룬

베트남은 거의 전역에서 해피 벌룬을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냥 술집이나 클럽에서 달라고 하면 준다. 혹은 클럽 직원이 권하기도 한다. 호치민 여행자 거리인 부이 비엔에서는 길거리에 앉아서 쉽게 해피 벌룬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게다가 가격도 약 3000~ 5000원 정도 해서 크게 부담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젊은 층 사이로 무섭게 번지고 있다. 더구나 베트남은 불법이 아니다. 몸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는 해피 벌룬임에도 왜 규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담배와 같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혹시나 베트남 여행 시 해피 벌룬을 만나게 된다면, 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베트남 지인의 생일파티에서 그간 뉴스 기사로만 접하고 지나가며 가끔씩 만난 해피 벌룬이 이렇게 구석구석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최소한 자신의 몸은 자신이 보호하자.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78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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