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낯썸 Sep 26. 2019

자캐오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황창연 신부님과 함께한 이스라엘 성지순례 - 자캐오나무와 착한목자성당

예수님과 자캐오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루카 복음 19장 1~10절 


황창연 신부님과 함께한 이스라엘 성지순례

자캐오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 자캐오나무와 착한목자성당


자캐오나무


성경에서 유명한 일화인 예수님과 자캐오의 일화에 등장하는 자캐오 나무입니다. 

실제 자캐오가 올랐던 나무는 아니라도 이 곳에서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났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습니다. 

자캐오는 키가 작았습니다. 저도 키가 작아서 유명 인사가 오는 행렬에 항상 앞 사람에 가려 보이지 않아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자캐오도 유명 인사였던 예수님이 오셨을 때 그분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작은 키 때문에 제대로 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한다면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겠지요. 그는 나무에 올라 예수님을 보려 노력합니다. 실제로 본 자캐오 나무의 크기는 생각보다 매우 컸습니다. 여기에 올라간다면 예수님을 한 눈에 볼 수 있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나무에 오르고 싶었지만, 오르려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나무는 접근금지였습니다. 

자캐오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바로 예수님이 그의 집에 묵고 싶어 하는 것이죠. 이런 로또보다 더한 로또가 어디있을까요.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겠네요. 비록 사람들이 죄인이라 욕하지만 자캐오는 그 누구보다 예수님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 간절함이 예수님의 마음에 들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캐오는 너무나 기뻐 자신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겠다고 합니다. 세관장이고 부자였던 자캐오에게 돈은 세상의 전부였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재산의 반을 나눈다는 것은 엄청난 결심이고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런 자캐오에게 구원의 손길로 화답하십니다. 진심으로 원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자신을 포기할 수 있는 자캐오는 예수님 "마음에 드는 아들" 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리코에서 눈먼 이를 고치시다 
그들은 예리코에 들어갔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군중과 더불어 예리코를 떠나실 때에,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셨다. 사람들이 그를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하고 말하였다.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갔다. 예수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눈먼 이가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섰다.
마르코 복음 10장 46~52절



착한 목자 성당은 자캐오와 눈 먼 바르티매오를 고쳐준 일화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성당입니다. 이 성당 옆에는 팔래스타인을 위한 학교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캐오 나무를 지나 착한 목자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바르티매오도 자캐오와 비슷한 믿음을 보여 줍니다. 자캐오는 사람들이 길을 막고 가린다고 포기하지않고 나무에 올랐다면 바르티매오는 사람들이 조용히 하라고 꾸짖어도 예수님을 끝까지 원했습니다. 둘 다 예수님에 대한 간절한 믿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믿음에 화답하십니다.



반성해봅니다. 나는 예수님이 왔을 때 사람들이 앞을 가린다고 그냥 포기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자캐오처럼 진심으로 원하는 마음으로 나무라도 올라가려는 노력을 했을까, 바르티매오처럼 예수님을 끝까지 부르짖었을까. 남들이 앞을 막는다고 사람들이 꾸짖는다고 포기한 건 아닐까. 그냥 가만히 서서 예수님이 나에게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성해봅니다. 

정말 나는 예수님을 원하고 있는가 깊은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거룩한 모습으로 변모하신 예수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