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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Sep 26. 2019

승천하신 주님, 기도하신 주님, 눈물 흘리신 주님  

황창연 신부님과 함께한 이스라엘 성지순례 - 올리브 산 


예수님의 승천 
사도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에 예수님께 물었다. “주님, 지금이 주님께서 이스라엘에 다시 나라를 일으키실 때입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권한으로 정하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신 다음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예수님께서 올라가시는 동안 그들이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는데, 갑자기 흰 옷을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
사도 1장 6~11절 


황창연 신부님과 함께한 이스라엘 성지순례

승천하신 주님, 기도하신 주님, 눈물 흘리신 주님 - 올리브 산 


아인카렘, 베들레헴 그리고 올리브 산. 점점 예루살렘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만났다면 다시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는 예수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올리브 산은 성경에 참 많이 등장하는 곳입니다. 예루살렘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곳이기도 하고, 예수님이 특히나 자주 올라갔던 곳입니다. 이 곳에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고, 기도를 하시고, 눈물을 흘리시고, 산기슭인 겟세마니에서 체포를 당하시고 심지어 승천을 하신 곳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과 연관이 참 많은 곳입니다. 이름이 올리브 산인 이유는 예전에는 산을 뒤덮을 정도로 올리브 나무가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올리브 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주님 승천 경당


먼저, 주님이 승천을 하셨다고 하는 곳을 들렀습니다. 지금은 이슬람이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에 곳곳에서 이슬람의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의 높은 첨탑과 꼭대기의 초승달 모양은 이슬람의 느낌을 한 껏 주고 있네요.  


승천하시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베타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나가신 다음,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줄곧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
루카 복음 24장 50~53절 


승천 경당은 작은 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돔이 없고 주님이 승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천장을 뚫어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슬람에 점령하면서 돔 형태로 막았다고 하네요. 경당 안에는 주님의 승천할 때 내디딘 돌이 있습니다. 돌에 손을 얹고 잠시 기도를 하였습니다. 



천장이 막혀있어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시원하게 뚫려서 제 마음도 하늘로 솟구치고 싶은데 말이죠.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사명을 부여하시다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복음 28장 16-20절


주님께서는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복음 전파의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미사 마지막에 가서 복음을 전하 시오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시는 것을 우리도 함께 사명을 부여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번 아무 생각 없이 미사를 마쳤는데, 오늘 승천 경당에서 미사 마지막의 우리들의 사명을 다시 한번 새겨듣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데 힘써봐야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마태복음 6장 9~15절 


주님의 기도 성당 


주님 승천 경당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주님의 기도 성당입니다. 지금은 카르멜 수녀회에서 이 성당을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십니다. 이 곳에는 전 세계 언어로 주님의 기도가 쓰여 있습니다. 한국어로 된 주님의 기도가 당당하고 멋지게 걸려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드린 기도가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인 것 같습니다. 특히 주님의 기도는 미사 시간에 가장 중요하게 드리는 기도 중 하나이죠.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신 기도라 그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뭐랄까. 무협지에서 무공 비술을 가르쳐주는 느낌이 아닐까요? 하느님과 연결되는 가장 강력한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힘들 때마다 주님의 기도를 외우곤 합니다. 특히 아침에 기도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하면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더군요. 그만큼 기도의 힘이 강력한 것 같습니다. 



실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준 동굴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신부님께서 주님의 기도문 앞에 서 계시니 예수님께 기도를 전수받는 12 사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유대인 공동묘지 


올리브 산을 내려가다 보면 유독 많이 보이는 건축물이 있습니다. 바로 산을 뒤덮고도 부족할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묘지들입니다. 유대교에서 이곳 예루살렘에서 하느님의 구원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 예루살렘 주변에 묻히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셀 수도 없이 많은 묘지들이 예루살렘 주변에 있었습니다. 특히 올리브 산은 이제 묘지산이라 불러야 할 정도로 많은 묘지들이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의 묘지를 보며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였습니다.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고하며 우시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시어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그때가 너에게 닥쳐올 것이다. 그러면 너의 원수들이 네 둘레에 공격 축대를 쌓은 다음, 너를 에워싸고 사방에서 조여들 것이다. 그리하여 너와 네 안에 있는 자녀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네 안에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루카 복음 19장 41~ 44절 


주님 눈물 성당 

다음으로 간 곳은 주님 눈물 성당입니다. 성당이 눈물을 형상화하여 굉장히 독특한 곡선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당만으로도 멋진 건축물인 것 같습니다. 모서리에 항아리도 눈물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안에 들어가시면 예루살렘을 바라보는 큰 창이 나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죠.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며 예루살렘이 폐허가 될 것을 예언하십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 예루살렘 성은 파괴가 되어버리죠. 그렇게 경고했지만 말도 안 듣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향한 아쉬운 마음이 아니었을까 십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습니다. 말을 지지리도 안 듣던 아이였죠.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저를 키우느라 고생이 많으셨을 테니까요. 예수님도 지금 우리를 보며 속상해하시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바른 길로 키우시고 싶지만 매번 말을 듣지 않는 청개구리 같은 우리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비록 예루살렘 성을 파괴당하게 하였지만 우리들은 예수님 말씀을 잘 따르며 더 크고 멋진 하느님의 성전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요?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다 
예수님께서 밖으로 나가시어 늘 하시던 대로 올리브 산으로 가시니, 제자들도 그분을 따라갔다. 그곳에 이르러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돌을 던지면 닿을 만한 곳에 혼자 가시어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때에 천사가 하늘에서 나타나 그분의 기운을 북돋아 드렸다. 예수님께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기도를 마치고 일어나시어 제자들에게 와서 보시니, 그들은 슬픔에 지쳐 잠들어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자고 있느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일어나 기도하여라.”
루카 복음 22장 39~46절 


겟세마니 대성전, 겟세마니 동굴 성당 


올리브 산을 거의 다 내려왔습니다. 겟세마니라는 말은 '기름 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리브 산이라 그런지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네요. 이 곳은 주님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고통을 참아내며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고, 체포가 되신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이 곳에 대성전이 건립되어 있습니다. 이 대성전은 전 세계 교회가 돈을 모아지었다고 해서 만국의 성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웅장한 크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신전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하시고, 산에 올라 기도를 하십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자신이 짊어진 무게가 너무 무거웠을 것입니다. 가끔은 이 짐을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느님께 자신이 짊어진 짐을 거두어달라는 요청까지 하십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예수님이십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멋지지 않습니까?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지게 하겠습니다. 순종하며 받아들이십니다. 제가 힘들 때나 고민이 많을 때나 항상 옆에 두는 말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스라엘은 취업준비를 앞두고 심적으로 혼란스럽고 고민이 많이 하고 있는 상태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순례를 하는 종종 분심이 들어 다른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요. 오늘 이 복음 말씀을 새겨들으며 겟세마니에 오니 이 모든 게 다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취업준비를 앞두고 주님께서 이스라엘에 초대하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저의 십자가를 하느님 뜻대로 지고 앞으로 가겠습니다. 이 모든 일이 다 하느님의 뜻이기에 그대로 이루 지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하셨던 돌이 성전 제대 앞에 있었습니다. 한 명씩 경배를 드렸습니다. 저도 묵상을 하면서 주님 뜻대로 이루 지도록 해달라 요청드렸습니다. 



겟세마니에서는 올리브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잡히시다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라고 하는 자가 앞장서서 왔다. 그가 예수님께 입 맞추려고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유다야, 너는 입맞춤으로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님 둘레에 있던 이들이 사태를 알아차리고, “주님, 저희가 칼로 쳐 버릴까요?” 하고 말하였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대사제의 종을 쳐서 그의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만해 두어라.” 하시고, 그 사람의 귀에 손을 대어 고쳐 주셨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잡으러 온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대장들과 원로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강도라도 잡을 듯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왔단 말이냐?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을 때에는 너희가 나에게 손을 뻗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너희 때요 어둠이 권세를 떨칠 때다.”
루카 복음 22장 47~53 절 

겟세마니 동굴 (사도들의 동굴) 


겟세마니 대성전 옆에 있는 동굴 성당도 함께 방문했습니다. 이 곳에서 주님께서 기도를 드릴 때 제자들이 기다리고 있던 곳입니다. 기도를 드린 뒤 유다의 배신으로 체포가 됩니다. 이 곳은 예수님께서 쉬시거나 기도를 드리기 위해 제자들과 자주 오셨다고 하는 전승이 있습니다. 동굴 안에는 기도하는 예수님 뿐만 아니라 여러 성경의 내용들이 프레스코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유혹에 빠지지 말고 기도하라.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마치시고 내려오시며 잠들어 있는 제자들을 만납니다. 그렇게 깨어 있으라고 했는데 감겨오는 눈은 제자도 이겨내지 못했나 봅니다. 배신을 한 유다도 한 덩이의 금화를 이기지 못하고 예수님을 팔아버립니다. 어디에나 유혹은 있고, 언제 어떻게 나를 유혹할지 모릅니다. 아마 이게 유혹 인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먹고사는 우리들이 유혹에 얼마나 강할지 사탄은 지금도 시험하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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