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안에 킹덤 있다.
1년을 기다려 드디어 킹덤 시즌 2가 넷플릭스에 올라왔습니다. 너무 기뻐서 1년을 기다리고 하루 만에 시즌2를 끝까지 다 봤네요.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있습니다. 역사학과를 복수 전공하여 사극을 특히 좋아하는 좀비와 사극의 결합이라니!! 게다가 스토리와 떡밥도 훌륭히 마무리 짓고 시즌3까지 궁금하게 만들고 끝내버려 또 시즌3을 오매불망 기다리게 되었네요. 시즌2 마지막화를 보며 어떤 역사적 장면이 계속 겹쳐 보였습니다. 그래서 시즌3을 조심스레 추측해보았습니다. (단순 추측이니 재미로 봐주세요)
꼭!!
킹덤 시즌2를 본 분들만 글을 읽어주세요. 다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즌 1,2의 시대적 배경은 순조
김은희 작가는 특정 시대 배경을 설정하지 않았지만 순조실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특정 시기를 연상케 하고 싶지 않다고 했으니 아마 여러 시대적 사건들이 혼합되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킹덤은 시대 미상이 정확하지만 순조 임금 시대가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또한 순조 21년 괴질이 발생했다는 기록에서 좀비와 연관을 지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원인미상 괴질은 조선시대에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순조는 34년 동안 긴 제위기간에 안동 김 씨의 세도정치에 휘둘리던 왕이었습니다. 안동 김 씨의 시대였지요. 해원 조 씨가 안동 김 씨를 참고한 게 아닐까 싶네요.
시즌3은 헌종과 철종?
순조에게는 효명세자라는 영특한 세자가 있었습니다. 여러 조정 대신들도 순조 다음으로 왕이 된다면 성군이 될 재목으로 효명세자를 칭찬했죠. 효명세자는 2년 정도 늙은 순조를 대신해 대리 청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년 만에 요절하면서 효명세자의 아들인 8살 헌종이 즉위합니다. 시즌3의 어린 왕이 생각나네요. 하지만 헌종은 원인 모를 병으로 22살의 나이로 요절하고 맙니다. 안동 김 씨를 본격적으로 약화시키던 때에 요절하여 독살설이 있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들이 없어 강화도에서 방계 중에 방계를 찾아 사도세자의 서자 은언군의 손자를 데려와 철종으로 즉위시킵니다. 개인적으로 묘하게 재미있는 부분이면서 시즌2와 시즌3을 이어가는 스토리와 연관성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킹덤의 어린 왕은 누굴까?
킹덤의 시즌2에 가장 큰 반전은 세자가 어린 왕이 진정한 핏줄이라고 왕 계승을 포기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어린 왕은 부모님이 어떻게 돌아가신 지 모른 채 바르게 컸죠. 안재홍이 비중 있게 등장하며 마지막에 충격적인 장면을 선사합니다. 아마 폭군이 되는 트리거가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생각해본 조선의 폭군 모델 "연산군" 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연산군 역시 임금 초반에는 모범적인 왕이었습니다. 이후 두 번의 사화를 지나면서 폭군의 모습으로 변모하였죠. 킹덤에서는 좀비가 되어 폭군이 된 왕의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은 미쳤지만 어느 정도 이성은 있거나 조종이 가능한 좀비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즌 3의 주제는 "한"
김은희 작가의 인터뷰에서 시즌1은 하층민의 아픔, 시즌2는 피에 대한 탐욕이 전체적인 주제를 관통했다면 시즌3은 "한"을 주제로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특정 왕이나 모델을 참고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연산군도 생각나면서 동시에 다른 왕의 모습도 생각나게끔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후보라면 "사도세자"도 모델이 될 수 있고 "헌종"도 될 수 있고 여러 가지 모습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에도 조선에서 "한"이자 "폭군"의 이미지는 연산군이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사초를 본 유일한 왕 연산군
조선왕조실록 사초는 왕도 보지 못하는 자료였습니다. 사초는 모든 왕의 나라의 기록을 모든 일종의 초안입니다. 왕이 죽고 나서 모든 사초 자료를 모아 정리하여 만드는 것이 실록입니다. 그렇기에 사초가 왜곡되거나 조작이 되면 안 되기에 사관만이 사초를 다룰 수 있었고, 어떠한 왕도 사초를 열람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사초를 본 왕이 있습니다. 바로 연산군입니다. 킹덤에서도 어린 왕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자꾸 물어봅니다. 그 사실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지만, 전개상 사초를 볼 가능성이 높네요. 그리고 폭군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안재홍은 누굴까?
연산군을 모델로 생각한다면, 갑자사화가 생각납니다. 어머니 폐비 윤 씨의 억울한 죽음 사실을 알고 분노하여 관련자들을 모조리 숙청해버리는 사건이죠. 그리고 그 사건을 알려준 사람은 임사홍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임사홍은 폐비 윤 씨 사건 당시 폐비를 반대하고 지연시켰던 인물입니다. 이후 권력에서 밀려났지만, 연산군을 통해 권력을 잡고 횡포를 일삼게 됩니다. 이후 중종반정에 숙청됩니다. 아마 어린 왕에게 어머니의 비밀에 대해 알리고, 폭군을 뒤에서 조종하는 역할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네요.
방계 중에 방계. 그래도 피
킹덤에서는 피가 가장 중요한 주제입니다. 세자가 왕을 포기하는 것과 해원 조 씨가 그렇게 권력을 잡고 휘두르는 것도 모두 왕의 피의 정통성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킹덤 시즌2에서도 세자가 방계 중에 방계이지만 그래도 왕의 피가 흐르는 강화도에 유배 간 왕의 피를 찾아갑니다. 그 이후 딱히 등장하지 않지만 굳이 그 장면을 넣은 것을 생각해본다면 시즌3에서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로 중종반정처럼 폭군이 된 어린 왕과 뒤에서 조종하는 안재홍을 몰아내기 위해 세자와 함께 일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생사초의 비밀
김은희 작가의 인터뷰에서 시즌3의 무대는 자연스럽게 북방 쪽으로 초점을 맞추었다고 했습니다. 생사초는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추운 지역인 북쪽 특히 개마고원 쪽을 주목하여 시즌3을 생각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전지현도 자연스럽게 여진족 출신이 유력해 보입니다. 시즌3에서는 본격적으로 생사초의 비밀이 풀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 북방민족과 중국까지도 연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대가 더 커지고 자연스레 스케일도 커질 것 같네요. 생사초의 비밀에 대해서 도무지 연결되는 것이 없지만.. 산삼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심봤다!!라고 할 정도 영약인 산삼. 생사초가 매우 위험한 풀이지만, 이것이 잘 다스려져서 최고의 영약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너무 앞서 나갔나? 사실 생사초가 문제가 아니라 알이 문제이지 않나요? ㅎㅎ 상상은 자유이니까요.
전지현은 누굴까?
시즌2 마지막에 전지현이 등장합니다. 엄청난 포스로 시즌3을 기대하라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하며 마지막 신을 장식합니다. 그럼 전지현은 어떤 모델로 등장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김은희 작가의 인터뷰에서는 북방민족 여진족 출신이 유력해 보입니다. 시기가 왜란이 끝난 이후로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다음은 바로 북방민족들이 내려오는 호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병자호란 많이 들어보셨죠? 시즌3에서는 좀비로 인해 호란이 발생하는 계기가 되고 전지현은 어떤 역할일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키맨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자가 "홍길동"??
세자는 서자라는 배경 때문에 왕을 포기하고 재야에서 활동합니다. 홍길동 역시 서자로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다는 유명한 어록을 남겼습니다. 게다가 홍길동은 연산군 시기에 활동했던 도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모든 난세를 해결하는 영웅으로 홍길동을 모델로 삼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세자와 활빈당 친구들. 뭔가 어벤저스 느낌도 나네요.
세자가 홍길동이라면 피가 중요치 않은 왕국을 꿈꿀지도?
홍길동전에서는 계급이나 신분이 중요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한 율도국을 만듭니다. 혈통이 중요하게 되는 시즌1,2와 다른 게 시즌3 혹은 그 이후에는 세자가 왕국을 새로 세우면서 모두가 평등한 국가를 건설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피가 중요한 스토리에서 피가 중요하지 않는 스토리로 가는 방향도 추측해보았습니다.
계속 추측하다 보니 추측하는 재미가 있네요 ㅎㅎ
역사적 사건을 통해 추측해 본 추리입니다. 킹덤이 너무 흥미진진하고 탄탄한 스토리였는데 시즌 3 떡밥을 남기고 유유히 떠나버려서 제멋대로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시즌 3도 분명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