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야매일기
창가에서 바라보는 비는 참으로 정겹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커피 한잔할 때 나도 모르는 평화로움이 찾아든다.
나는 빗소리가 좋다.
처마밑으로 떨어지는 비들을 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내가 비를 좋아해서인 걸까.
그렇다면 왜
우산을 쓰고 나가면 비가 그렇게도 싫어지는 걸까
발목까지 다 젖어버리고 신발 속까지 다 젖어버리는 날에는
정말로 온갖 짜증을 비에게 나 쏟아버린다.
나는 비를 맞는게 싫다.
비오는날 약속이 잡히면 그전부터 안갈궁리부터 하는 것은
내가 비를 싫어해서인 걸까
비는 가만히 내리기만 한데
나만 이랬다가 저랬다가 변심을 한다.
사랑도 비와 같은 걸까?
상대방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했기 때문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