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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Aug 14. 2018

베트남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2)

베트남 해외취업 생존기 

"9시까지 오셔야 하는데 안 와서 연락드렸어요."


Huy는 나보고 9시까지 데리러 온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중간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된 것 같았다. 대리님은 9시까지 사무실에 도착하는 것으로 전달했는데, 9시에 데리러 온다는 것으로 잘못 전달된 것이었다. 부랴부랴 Huy와 함께 호텔을 나섰다.. 아침 9시였지만, 베트남은 아침부터 매우 더웠다. 정장 차림으로 떠난 터라, 회사에 도착했을 때 셔츠까지 몽땅 땀에 젖어버렸다.


첫날부터 지각을 했다. 온전히 나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이미지가 망가지고 시작했다. 더워서 땀이 나는 건지 긴장해서 땀이 나는 건지 모르겠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였지만 땀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리님은 나를 인턴기간 동안 담당하시는 이사님을 소개해주었다. 이사님은 베트남에서 신차 론칭을 담당하고 있었고, 나는 보조적인 역할을 맡아달라고 했다. 간단한 회사 소개 영상과 앞으로 할 일을 이야기해주셨고, 한 달은 시내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한 달은 시외에 있는 공장에서 근무할 것이라 하였다. 


" 영준 씨, 내일부터는 겉옷 입고 오지 마시고, 반팔로 입어도 돼요. 반바지만 아니면 괜찮아요." 


여기는 베트남이니 덥잖아요. 


이사님과 함께 회사 앞 한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보통 한국사람들끼리 모여서 먹는 편이지만, 자유롭게 밥을 먹는 다고 했다. 베트남 직원들은 보통 도시락을 싸오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가 있는 곳이 물가가 매우 비싼 곳이라 그런 듯하다. 


내가 생각했던 딱딱한 회사 분위기와 강압적인 군대식 문화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고작 하루 만에 사무실 분위기를 안다면 우습지만, 첫날의 느낌은 배려하는 분위기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이사님께서는 베트남과 동남아에 대해 여러 가지 알려주셨고,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는 신세계였다. 


6시 땡 하자마자 퇴근을 했다. 첫날이기도 했지만, 연말이라 다들 퇴근을 빨리 하는 것 같았다. 간단한 자료조사와 문서작성정도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숙소 주변 큰 규모의 맥도널드가 보였다. 


베트남 맥도날드에서 파는 사무라이 버거


세계여행을 할 때, 각 국의 맥도널드를 항상 방문했다. 가장 가격이 싸서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고 와이파이가 항상 있어서 쾌적하게 인터넷을 즐길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국의 메뉴가 조금씩 다 달랐기에 베트남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도요타의 차들과 혼다의 오토바이가 도로를 점령할 정도로 일본 기업이 깊이 들어와 있는 베트남이기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베트남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무라이 버거를 보았다. 사무라이 버거? 사무라이 버거는 딱히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패티가 생선으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생선이라 일본 느낌 나게 사무라이라고 한 건가? 또 볼거리는 4층까지 있던 맥도널드는 신기하게도 4층까지 음식만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투명해서 올라가는 음식들이 보였다. (그냥 전시용인지 실제로 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신선한 구경거리였다.)


벤탄시장의 야시장


숙소 앞은 관광명소인 벤탄시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장에는 수많은 짝퉁 물건들부터 옷, 신발, 음식이나 관광상품 등등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벤탄시장의 매력은 저녁 7시 반이 지나야 느낄 수 있다. 바로 시장 주변에 차려지는 야시장 때문이다. 어디서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해가 질 때쯤 도로에 포장마차들이 우르르 와서 저마다 자리를 잡는다. 진풍경이다. 오후 6시 즈음에 온다면 그 신기한 광경을 구경할 수 있다.


집에 돌아오자, 긴장으로 인한 근육이 풀어지는 것 같았다. 하루를 쉬지 않고 사고가 일어났다. 내일은 또 무슨 사고를 칠까. 아니, 나 베트남에서 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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