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파리의 노천카페에서 편지를 읽는다. 편지를 다 읽은 후 그녀는 어디론가 향한다. 낙엽이 떨어지는 거리를 걷던 그녀가 멈춘 곳은 바로 <L’ARTISAN PARFUMEUR>라고 쓰인 향수 가게 앞이다. 잠시 후, 향수 ‘Papillon Extreme’을 산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밖으로 나온다. 그때 허공에서 들리는 소리.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내가 매 순간 당신과 함께 할게요.” 그 메시지의 뜻을 이해했다는 표정의 그녀는 파리 센강에 있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걷기 시작한다. 저 멀리 에펠탑이 보인다.
위의 내용은 영화 <Me Before You>의 마지막 장면이다. 여주인공 루이자 클라크는 부모님과 함께 영국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개방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젊은 여성이다. 일자리를 잃고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그녀는 부유한 가정의 간병인으로 고용된다. 오토바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윌 트레이너. 그는 자신의 불행한 운명에 분노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랬던 그에게 한 줄기 빛처럼 나타난 여인 루이자 클라크. 차갑고 비관적인 삶을 살던 윌은 차츰 낙관적 성격을 지닌 루이자의 매력에 빠져들고 결국 두 주인공은 사랑에 빠진다.
행복도 잠시, 고통스러운 삶을 더 버틸 수 없었던 윌이 존엄사를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루이자. 그녀는 윌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윌은 법적으로 존엄사가 허락된 나라 스위스로 향하며 자신의 마지막 길에 루이자가 동행해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며칠 후 루이자는 윌이 있는 스위스로 찾아간다. 그렇게 두 사람은 슬픈 이별을 한다.
윌이 떠나고 몇 주 후, 여주인공 루이자 클라크는 파리에 있다. 윌이 가장 좋아했던 파리의 한 카페에 앉아 그가 그녀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를 읽는다. 그리고 그녀는 윌이 남긴 마지막 선물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경제적 자유였다.
<클라크, 이 편지를 읽을 때면 몇 주가 지났겠네요. 내 지시를 잘 따랐다면 당신은 지금 파리의 한 노천카페 의자에 앉아있겠죠. 햇빛이 비치는 날이길... 오른쪽에 보이는 다리를 지나면 <L’ARTISAN PARFUMEUR>이라는 향수 가게가 보일 거예요. 그곳에서 ‘Papillon Extreme’ 향을 사도록 해요. 당신에게 잘 어울릴 향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하고 싶었는데 못 한 얘기가 있어요. 당신이 집에 돌아가면 마이클 라울러가 당신의 새로운 출발에 도움이 될 은행 계좌를 알려줄 거예요. 그것으로 당신에게 자유를 선물할 수 있기를... 아직 기회가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에요. 그 기회를 당신에게 줄 수 있어서 내 마음도 좀 편해졌어요.
당신을 처음 본 그날부터 당신은 내 마음에 새겨져 있어요. 그러니 내 생각은 너무 자주 하지 말아요. 당신이 슬퍼지는 건 싫으니까.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내가 매 순간 당신과 함께 할게요. 당신을 사랑하는 윌.>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남긴 편지 한 장 그리고 유산. 나 또한 남편에게서 받은 것이 있다.
2019년 5월 8일, 남편은 나에게 종이 한 장을 남겼다. 그것은 편지가 아닌 유언장이었다. 남편의 모든 유산을 아내인 나에게 남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편이 떠나기 4달 전의 일이다. 그때 48세의 남편은 건강했다. 그럼에도 유언장을 쓴 남편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던 것일까? 그렇게 남편은 나에게 경제적 자유를 선물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