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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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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빛윤 Sep 28. 2015

수채화처럼 투명한 첫사랑의 기억

와니와 준하 Wanee & Junah, 2001


이 영화를 본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김희선의 시작과 끝이라고... 미모에 가려, 혹은 비슷비슷하고식상했던 기존 그녀의 캐릭터에 갇혀있던 김희선, 그녀의 재발견. 사실 이 영화를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괜찮다고 느꼈던 영상미와 국내에서 흔하지 않았던 촬영(애니메이션 삽입부분)기법이라던가, 묻히기 아쉬운 요소들이 몇몇 있었다. 흥행실패로 인해 저평가된 영화처럼 안타까운 경우가 없다. 그럼에도 매니아들에게 잔잔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로 꼽히기 때문에 한번쯤 소개하고 싶었다.


 배우 고현정은 이 영화를 보고있어도 보고싶은 영화로  꼽기도 했다. "화면도 색감도 너무 예쁘고 따뜻한데 어쩐지 아픈 느낌이 있는 영화. 용기있게 사는데 그렇게 산다고 부르짖으며 유난떨지 않는 캐릭터들. 톤이나 온도도 적당하게 딱 맞는. 특히 과거와 현재, 미래가 따로있는 것이 아니라 한 공간, 한 순간 속에 공존해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내 취향의 영화는 아니었다. 학부시절, 영화기법수업때 봤던 몇컷의 영상미에 반해서 그게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래서 찾아보게 된 영화였다. 촬영감독 황기석님의 서정적인 촬영과 에필로그와 프롤로그에 들어간 ‘로토스코핑’ 기법. 그리고 불쑥불쑥 플래시 백. 시원하고, 따뜻한. 그리고 평범해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구성과 영상미를 가진 묘한 매력을 가졌다. 한장의 수채화같은, 청초하고 수수한 영상의 영화다.


특히 김희선의 연기가 나쁘지 않았으며, 오히려 좋았을 정도. 내 기억에 남는 영화의 대부분은 스토리, 대사, 연기보단 영상미와 음악이 멋진 영화다. 그래서일까. 스토리는 별로 기억나지 않는데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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