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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빛윤 Oct 22. 2015

다들 어쩜 이렇게 약았니.

나만 바보가 되는 세상.

난 그냥 감정에 솔직하고 마음이 가는 대로 할 뿐이야. 특별히 더 착하다거나 그런 애는 아니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당연히 잘해주고 싶은 거. 어떤 사정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거. 용서랄 것도 없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거니까.


그런데 너넨 왜 그러니.


내 맘같지 않다는 말. 시간이 지날수록 뼈저리게 느낀다. 매번 이해하고 넘어가고 맞춰주니까 사람이 그냥 만만하고 편하지? 친구, 동료, 썸녀 혹은 썸남이라는 관계를 당연하게 여기지는 않는지. give and take라면서요. 세상은 사실 그렇지가 않아. 주기만 하는 사람은 늘 주기만 하고 받기만 하는 사람은 늘 받기만 하거든. 언젠간 내가 그런 너를 등질 날이 올테지. 그때 넌 내게 예민하고 모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동안 내가 참아온 것들에 대해 너도 사실 알고 있잖아. 눈치빠르고 약은 네가 조금씩 변하는 내 마음도 알아채지 못할 리가. 그렇게 머리굴리고 계산하는 관계. 내가 잘 정리해줄께. 한계가 올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아직은 널 이해해줄 수 있으니.


이렇게 난 오늘도 너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타고난 호구성향은 어쩔 수 없나봐. 그래도 난 돌아서면 뒤돌아보진 않아. 경고도 하지 않아. 부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길. 이 마음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길. 네게 바라는 건 이것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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