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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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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빛윤 Sep 23. 2015

운명은 그렇게

Los Amantes Del Circulo Polar, 1998

2008년, 10년 전의 영화가 재개봉 했었다. 홀리오 메뎀 감독의 영화 '북극의 연인들(Los Amantes Del Circulo Polar, The Lovers From The North Pole, 1998)'.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의 헌정곡이었던 이아립 님의 곡 '북극의 연인들'(북극선)을 한참이나 듣다가 2013년 즈음에 보게 되었다. 확실히 영화를 보고나면 가사 하나하나 얼마나 영화를 잘 담아내려 애썼는지 느낄 수 있게된다. (이쯤되면 영화리뷰가 아닌 음악리뷰)



감독 자신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회문(앞에서 읽어도 뒤에서 읽어도 똑같은 단어, Medem) 인 이름을 가진 두 주인공(Ana, Otto)의 사랑을 통해,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 시간(즉 타이밍)에 대한 단상을 가슴 시리도록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데뷔작부터 줄곧 반복과 순환 구조에 몰두해 온 메뎀 Medem 감독의 주제의식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회문이라면 '거꾸로 해도 이효리-'가 떠오르는 나란 여자도 영화감독이랍시고 다소 엉뚱하고 이상한 것에 꽂혀있을지언정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해낼 수 있다면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먹먹함. 어찌해야 좋을까.


몇년이 지났는데도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다. 서정적 영상과 매력적인 전개방식로 식상할 수 있는 우연의 연속을  상투적이지 않게 표현해냈으며, 묘한 긴장감과 흡입력이 있다. 두사람의 시점으로 구성되었음에도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아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그들의 운명. 현실적이면서 몽환적이고, 거짓말같지만 있을법한 이야기. 애절하고 감각적인,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사랑. 내 사랑도 아니었는데 한동안 마음이 시큰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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