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루를 살아냈다.
그의 불안함과 찌질함, 우울함과 절망감에 위로를 받았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 모두 다, 살아있어서 고통. 이런 방식의 위로라니...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막막해지고 불안하다. 겉보기엔 다들 제대로된 어른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속은 곪아터져 썩어간다. 발끝이 절대로 닿지 않을 것만 같은 부유하는 해파리같은 모습으로 용케 버텨내고 있다. 어쩌지도 못하고 있는 사이에 시간은 흐른다.
그렇게 떠나고 싶어하는 주제에, 제대로 뿌리내리지도, 훌쩍 떠나지도 못하고, 주저하고 망설이며 대충 살아가고 있다.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사실은 사소하고 알량한 것들을 내려놓치못하고 왜 이러고 있는걸까. 결국 난 오늘도 떠나고 싶고, 다 놓아버리고 싶은데, 아무것도 하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