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cking Useless를 외치는 내무장관
SNS에 글을 쓰다 보면 글의 호응도에 대한 감이 온다. 별로 인기가 없어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이야기일 것 같아서 무리가 있어도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 감이라는 것이 자주 틀린다. 인기 없을 것 같은 글에 좋아요와 공유가 많을 때가 있고, 정 반대의 경우도 많다.
쓰면서 뜬금없다고 생각했지만, 나름 반응이 좋았던 글 중의 하나가 ‘영국에 사는 인도인의 위상’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후속작으로 ‘영국에 사는 파키스탄인의 위상’이라는 글도 있었다. 반응도 좋았고, 나도 볼수록 맘에 드는 포스팅이다.
1960년에 우간다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우간다의 지배계급이었던 인도인이 집단으로 영국에 이주했다. 그들은 우간다에서 무엇 하나 가지고 나오지 못했지만, 고급 교육과 성공한 비즈니스 경험을 가지고 왔다. 그것을 토대로 영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영국의 내무부 장관인 프리티 파텔(Priti Patel)도 우간다에서 온 인도인 후손이다. 부모님이 우간다에서 독재자 이디 아민에게 쫓겨 영국에 왔고, 영국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티 파텔을 낳았다. 그녀는 부모님 밑에서 힌두교 신자로 성장했다. 재무부 장관인 리쉬 수낙을 비롯한 다른 성공한 인도인과는 달리 파텔은 명문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도 아니다. 무엇이 그녀의 성공 스토리인지 집어 내기 어려운 평범한 성장과정과 직업 과정을 거쳤다. 그녀의 성공 요인은 대인 관계나 업무 처리 능력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보리스 존슨이 총리가 되면서 후에 정치에 입문한 지 8년밖에 되지 않은 46세의 프리티 파텔을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내무부 장관의 주된 업무 중에 하나는 영국의 이민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브렉시트로 인해 이민 정책 수립은 복잡하고 골치 아픈 현안이었다. 우간다에서 이민 온 소수민족 여성이 이민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보리스 존슨은 판단했을 것이다. 그 점에서 존슨은 현명하다.
프리티 파텔은 마가렛 대처를 무척 존경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도 꽤나 강성인 모양이다. 장관으로 취임한 초부터 내무부 정통 관료들과 잦은 충돌을 일으켰다.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관료주의와 대항하는 젊은 여전사의 이미지가 내 머릿속에 그려졌다. 당연하게도 장관과 차관이 대립할 때, 보리스 존슨 총리는 장관의 편이 되었고, 정통 관리였던 차관은 옷을 벗어던지면서, 장관의 행태를 고발했다.
오랜 조사 끝에 프리티 파텔이 차관을 포함한 아래 직원을 부적절하게 괴롭힌 사실이 인정되는 보고서가 채택되었다. 사무실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일이 많았고, 아래 직원을 상대로 ‘fucking useless’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모르긴 몰라도 마가렛 대처는 그렇게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프리티 파텔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타부타 말을 덧붙이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그녀가 소수민족이고 여성이며 엘리트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동정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국 사회에서 직원을 상대로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험한 말을 하는 보스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숨 가쁘게 돌아가는 고위직 정치세계에서는 그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는 모양이다. 윈스턴 처칠도 비서 포함 아래 직원을 수없이 울게 만들지 않았나?
보리스 존슨 총리는 그녀를 끝까지 지키려고 했다. 조사 위원회의 보고서가 톤이 낮춰서 써지도록 영향을 행사하려 했다. 그것은 부적절한 행동이었으나 ‘소수민족 여성 정치인을 인종주의(racism), 여성 혐오주의(misogyny), 관료주의(bureaucratism)로부터 보호하려고 한 것이다’라고 해석해 줄 여지가 있어서, 문제가 간단하지만은 않다.
하여간에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우리 시절 직장 상사 중에는 두 명 중에 한 명은 아주 비열했던 것 같다. 요즘은 그런 사람 별로 없겠지만 말이다. 이런 사람도 있었다. ‘너 **대학교 나왔지? 그렇게 일해서 되겠냐? 저 *대리, 일 겁나 못해! 근데 제는 **대 나왔잖아? 제는 괜찮아! 근데 너는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일하냐?’ 팀원 모두를 갈라치는 공포의 일갈! 외로워서 그런 팀장도 그리워지려고 그런다.
이게 다 격리의 폐해다. 남들은 공무원이 전화도 자주하고, 찾아오는 것도 잦다는데, 나는 어찌 찾아오질 않냐? 와서 신발짝이나 허리띠로 나를 때려도 좋으니 담당 공무원이 좀 왔으면 좋겠다. 나는 길들여지고 있다. 그루밍 피해자다. 이 상황 자체가 f***ing useless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