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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Apr 27. 2021

코로나 이후의 스퍼츠, The Open

London Life

London Life 2.0

-(21) 코로나 이후의 스포츠, The Open

  

  

어제는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카라바오 컵 결승전이 있었고, 8천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관중들 표정이 너무 좋았다. 이제부터는 스포츠의 계절이다. 영국과 유럽에서 세계적인 대회가 줄줄이 개최된다. 곧 롤랑가로스가 시작되고, 윔블던이 그 뒤를 이으며, 투르 드 프랑스와 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가 열린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에 놓친 스포츠 행사를 즐기려는 팬들이 많다. 그러나 모든 스포츠를 코로나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즐길 수는 없다. 허용 관중 수가 줄 것이기에 티켓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졌고, 관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행사도 덜 개최된다.


윔블던 대회의 꽃이라고   있는 윔블던 파크 텐트 줄서기를 올해는   없다. 윔블던 티켓은 절반은 사전 추첨으로 배정하고, 절반은 현장에서 당일 판매한다. 테니스 팬들은 당일 현장 판매 티켓을 사기 위해서 윔블던 파크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 또는 이틀을 야영한다.  모습꽤나 장관이고, 참여해 보면 꽤나 재미있다. 올해는 티켓 전량을 현장 판매 없이 사전 추첨에 의해 배정한다고 발표했기에 윔블던 파크의 텐트 행렬은 없.


올해 브리티시 오픈은 로열 세인트 조지(Royal St. George) 골프 코스에서 개최된다. 스코틀랜드 지역 이외에서 벌어진 최초의 브리티시 오픈이 개최된 곳이기도 하며, 런던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브리티시 오픈 개최 장소기도 하다. 도버 위쪽에 있는 골프코스까지 런던에서 넉넉 잡고 가도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다.



올해 브리티시 오픈의 모든 종류의 티켓은 성황리에 매진되었다. 가장 비싼 티켓은 대회 전기간 동안 가장 좋은 시설에서 가장 좋은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티켓으로 일인당 1200만 원이다. 이 티켓이 가장 먼저 매진되었다. 코로나는 그 이전의 위기와 달리 인류 역사상 최초로 상위권 부자들의 자산가치가 크게 증가한 글로벌 위기였다고 한다. 그들의 소비가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폭발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중간급 시설에 중간급 음료와 음식, 중간급 휴식 시절을 제공하는 티켓은 하루 관람료가 170만 원 정도다.


시설 이용 없이 전 일정을 관람할 수 있는 입장권은 160만 원이다. 하루 관람표 중에 가장 저렴한 표는 목요일 하루를 관람하는 표로 46만 원이다. 입장권은 시설 이용이나 보장된 접근성은 없지만, 선수들을 따라다니면서 플레이를 관전하기에는 전혀 제한이 없다. 이 표는 가장 비싼 표 다음으로 매진되며, 지금 구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다.


디 오픈 주최 측에서 오늘 전화가 왔다. 내 전화를 어찌 알았을까? 내가 2014년 자일라우 골프클럽에서 벌어진 클럽 챔피언쉽 대회에서 2등을 했는데, 그것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2등을 했는데, 그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내게 전화를 한 것인가? 길게 설명을 한 후에 170만 원짜리 티켓이 두장이 환불되어 돌아왔는데, 나보고 관심이 있지 않느냐고 묻는다. 나의 번호를 어찌 알았냐고 하니, 내가 얼마 전에 표에 대한 문의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당연히 그들은 내가 클럽 챔피언쉽에서 2등을 한 것 따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나는 내가 얼마나 한국의 골프와 카자흐스탄의 골프를 대표하는지 설명해 주었고, 당당히 할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에 표 네 장을 살 경우에 주어지는 주차권을 특별히 내게 주겠다고 한다.


나는 고민이 된다. 과연 이것은 돈을 지불할 가치를 가지는가? 주차권 한 장은 나의 대표성을 진정으로 인정한 것인가? 170만 원짜리 표를 사면 7월에 이 티켓은 2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질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30만 원을 벌고 팔아 벌일 것인가? 주차권만 별도로 파는 것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2021년 브리티시 오픈 티켓뿐만 아니라 2022년 브리티시 오픈 티켓마저도 대부분 완판 상태다. 디 오픈 홈페이지를 보면서, 영국의 스포츠 상술에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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