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자전거에 관한

London Life

by 유우리

두 도시 이야기, 자전거에 관한

런던에서 자전거를 타는 경우는 세 가지다. 출퇴근을 하는 경우, 사이클 운동을 하는 경우,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경우다. 암스테르담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따로 없다. 모든 경우에 자전거를 탄다.


런던에서 자전거는 일종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출퇴근하며 타는 자전거는 색감이 좋고, 개성이 있는 로드 바이크(road bike)다. 일부는 오피스룩을 입은 채로 로드 바이크를 타는데, 머리에서 등을 타고 다리로 이어지는 곡선이 자전거와 잘 어울려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때가 많다. 암스테르담 일상에서 보는 자전거는 검거나 칙칙하다. 스타일은 구형 삼천리자전거와 비슷하거나 더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커뮤팅 바이크(commuting bike)다.



런던도 자전거 도로가 제법 있어서 자전거 타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암스테르담에 비하면 런던의 자전거 환경은 정글에 가깝다. 자전거 도로가 중간중간에 끊기기 때문에 자동차와 경쟁해야 한다. 자동차를 추월하거나 자동차에게 추월당하는 상황이 잦다.


런던의 사이클리스트는 쇼트트랙 선수와 같다. 공간만 생기면 치고 나가야 한다. 그러니 충돌 사고가 많고, 비디오 판독도 필요하다. 암스테르담에는 자전거 도로가 끊기지 않아서 자동차와 경쟁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스케이트 선수는 쇼트트랙보다 자기 레인이 있는 롱트랙 스케이팅을 선호하지 않는가? 그들은 매스스타트도 안 좋아한다.


런던의 자전거 도로는 좁은 도로를 자동차와 나누어 사용하기에 협소하다. 자전거 한 대가 겨우 지나갈 폭이다. 암스테르담 자전거 도로 폭은 런던보다 2 배 이상 넓다. 런던에서는 자전거 차선에서 넘어지면 바로 차도다. 암스테르담에서는 넘어져도 자전거 차선 안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런던에서 사이클리스트는 반드시 헬멧을 쓴다. 암스테르담에서는 헬멧을 착용한 사이클리스트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암스테르담이 런던보다 안전한 자전거 환경이라는 의미다.



런던에서 자전거라고 하면 21단 기어는 최소 사양이다. 런던 거리는 생각보다 높낮이가 있다. 암스테르담의 거리는 해발 -2m에서 높낮이 없이 평탄하다. 가끔 숨을 헐떡거리고 올라가는 곳의 높이가 해발 -1m다. 기어가 있는 자전거가 필요하지 않다. 좋은 도로 환경 탓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전거가 발명된 이후로 줄 곳 자전거를 주된 교통수단으로 활용했다.


나치 독일이 네덜란드를 점령한 이후에 자전거를 빼앗아 전쟁에 활용했다. 나치 조력자나 전쟁 물자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안나 프랭크가 은신처에서 제일 하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가 자전거 타기였는데, 유대인은 어떤 이유로도 자전거를 탈 수 없었다. 캐나다 군대가 암스테르담을 해방시키기 위해 왔을 때, 독일군은 민간에 남아 있는 자전거를 훔쳐서 타고 줄행랑을 쳤다.



전후에 독일은 네덜란드에 자전거를 갚았는지 모르겠다. 현재 네덜란드 사람은 평균 1.3대의 자전거를 가지고 있고, 일 년에 평균 천 킬로미터의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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