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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Mar 10. 2023

카지노와 글로리, 그리고 한식의 세계화

London Life

카지노와 글로리, 그리고 한식의 세계화

  

  

옛날에는 좋았다. 수신료만 내면 KBS는 보고, 웬일인지 MBC와 SBS는 돈도 안 받아 갔다. 지로용지로 수신료만 내면, 티비는 다 볼 수 있었고 대화에도 낄 수 있었다. 이영하가 어쩌고 선우은숙이 어쩌고 말이다.


이제는 NOW 티비 구독해야지, BT스포츠 구독해야지, NETFLIX는 당연하고, 아마존 프라임 봐야 한다. 도대체 어디서 얼마가 언제 빠져나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BBC를 위한 티비 라이센스도 내야 한다.


카지노가 재밌다고 해서 유튜브로 하이라이트만 봤다. 너무 잘 만든 드라마다. 해외에 살면 만나는 사람들을 너무 잘 그렸다. 최민식이 하는 말은 모두 직접 한 번쯤 들어 봤다. 고증이 잘 된 드라마다. 후배가 하이라이트로 보면, 손흥민 축구를 하이라이트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럴 수는 없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디즈니 플러스도 가입했다. 그래서 시즌2의 6화부터 정주행 한다.


더 글로리도 유튜브로 하이라이트만 봤다. 존경하는 페친들이 더 글로리 시즌2가 오늘 공개된다고 했다. 네플릭스라고? 그건 새로운 가입이 필요하지 않으니, 시즌2부터는 정주행이다.



카지노보다 더 재미있다. 이거야 말로 하이라이트만 봐서는 안된다. 모든 장면이 다 하이라이트다. 만든 사람이 약 빨고 만든 거다. 한국 콘텐츠가 세상을 주름잡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약 빨았다 진짜!


런던 시내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한국 음식점은 Hangang이다. 과거에는 손흥민이 온다는 올레가 더 어려웠다. 런던너들이 한강을 찾는 이유는 한강이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음식과 세팅이 더 비슷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한강이라고 모든 음식이 드라마와 똑같을 수는 없다. 한강은 갈비탕을 양은그릇에 내주는데, 어느 한국 드라마에 갈비탕이 뚝배기 그릇에 나온 모양이다. 갈비탕을 시킨 어느 런던너가 이것은 갈비탕이 아니라고 했단다. 평생 한식을 먹어오고 팔아 온 주인장에게 런던너가 이것은 갈비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드라마가 한식 세계화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 세계한국음식점협의회는 한국드라마제작연합회에게 엄청난 사례를 해야 한다.


뉴욕에 있는 페친은 한국 음식이 이탈리아 음식을 제치고 가장 먹고 싶은 음식 1위에 올랐다는 포스팅을 했다. 한국 음식이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음식점을 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내 음식점이 잘되기 위해서는 카지노, 더 글로리 같은 수작이 계속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 드라마 속에서 한국 음식 먹는 장면이 계속 나와야 한다. 한국 드라마의 수작 행진은 꽤나 오래 계속될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 음식점을 진짜 내야 하는가?


아 오늘따라 순대국이 땡긴다. 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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