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Life
도둑이 다빈치며, 도독의 결과가 모나리자였다.
날이 좋은 봄이며 여름이다. 스포츠 시즌이다. 승자가 정해지고 승자는 트로피와 매달에 키스한다. 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죽도록 고생했고, 고생은 메달과 트로피를 더욱 값진 것으로 만들었다.
펩 과디올라가 이끄는 맨체스터 시트가 챔피언스리그를 마침내 우승했다. 상대인 인터밀란은 이탈리아 축구의 진수를 보여 주었고, 자체로 아름다웠지만, 축구의 신은 맨체스터 시티의 손을 들어주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가 무리뉴식 수비 축구였거나, 특색 없이 잘하는 다른 축구였다면, 오일 머니로 만든 팀이라거나 재정건전성을 어기면서 만든 축구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펩 과디올라의 축구는 다른 것을 중요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의 축구는 요한 크루이프에서 시작된 토탈 축구의 완성이다. 그의 수비수는 모두 훌륭한 공격수다. 스톤스, 로드리, 디아스, 워커, 아칸지 등이 그렇다. 그의 모든 공격수는 훌륭한 수비수다. 홀란드와 데브라이너는 말할 것도 없고, 덩치가 왜소한 포든, 권도안과 실바도 훌륭하게 수비를 해낸다. 1971-1973년에 요한 크루이프가 이끄는 아약스는 홈경기에서 46승 0무 0패를 기록했다. 단순히 지지 않은 것을 떠나 모든 경기를 이겼다. 요한 크루이프를 좋아하는 펩 과디올라는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에서 토탈사커로 그의 축구를 완성시켰다.
그의 축구는 티키타카다. 탁구를 치듯이 선수간에 공을 짧게 짧게 주고받는 것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함께 완성한 티키타카는 맨체스터 시티에 와서 더욱 발전했다. 티키타카와 더불어 개인기로 선수를 벗겨내는 방식은 더욱 견고해졌고, 물 샐 틈이 없어졌다. 티키타카는 공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생명이지만, 공을 다투면서 공을 빼앗기지 않을 수는 없다.
그의 축구는 second ball이다. 그의 축구가 단순히 점유율을 가져가는 축구가 아니다. 공은 많은 순간에 경합된다. 공이 경합되면서 튀어 나갈 때, second 볼을 확보하는 것이 펩 과디올라 축구의 핵심이다. 그들은 어느 팀보다 세컨드 볼을 잘 확보한다. 토트넘 축구를 보거나 한국 국가대표 경기를 보면 경합되는 볼이 유난히 다른 팀으로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선수와 감독이 그것을 불운으로 볼 때, 펩은 그것을 실력으로 보고 축구 IQ로 본다. 어떻게 하면 세컨드볼을 확보할 수 있는가? 그것이 펩 축구의 핵심이다.
펩 과디올라는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다. 토탈사커로, 티키티키로, 세컨볼로 그의 축구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축구 감독 중에 트레블을 두 번 달성한 감독은 아무도 없다. 구기 종목 중에 축구처럼 약팀이 강팀을 자주 이기는 종목은 없다. 맨체스터 시티도 올해 카라바오컵에서 사우스햄튼에 져서 탈락했다. 사우스햄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압도적인 꼴찌로 강등된 팀이다.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이길 수 있는 축구에서 트레블은 드문 일이다. 영국 축구에서는 알렉스 퍼거슨이 이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일하게 이룬 업적이다.
단순한 트레블이 아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올해 100+를 달성했다. 자신들이 얻은 득점에서 실점을 뺀 숫자가 100을 넘은 것이다. 이 또한 영국 축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맨체스터 시티가 기록한 모든 골들이 토탈사커의 결과며, 티키타카의 결과고, 세컨볼의 결과다. 그리고 그들의 골은 늘 아름답다.
문방구에서 도화지와 붓을 훔쳐간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그 나쁜 사람을 잡고 보니 그가 그린 그림은 모나리자고, 그는 레오나르드 다빈치다. 그게 맨체스터 시티의 재정건전성 위반과 펩 과디올라와 그의 축구를 보는 나의 시각이다.
그 시각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토트넘과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팬인 나는 오늘 그런 감상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