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emonfresh Mar 24. 2023
쉬는 시간에 서*이가 제게 왔습니다.
“선생님, 제가 수수께끼 낼게 맞춰보세요.”
“그래!”
“잡으려고 해도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 것은?”
“음, 그림자?”
“땡~!”
“연기?”
“땡~!!”
“꿈?”
“땡~!!!”
“그럼 뭐야?”
“네. 그건 바로 세월입니다!”
* * *
어제는 미용실에 갔었습니다. 마침 손님이 없어 곧바로 거울 앞 의자에 앉았습니다.
“선생님, 머리 많이 빠지셨네요?”
“어머, 그래요?”
“이쪽으로는 아주 휑~ 한데요?”
“아, 난 몰랐는데…….”
저는 머리숱이 아주 많은 편이어서 그런 것을 걱정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저도 선생님 머리숱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파마 말다 보니까 뒤쪽 아랫부분만 좀 괜찮고 나머지는 눈에 뜨이게 빠지셨어요.”
“그랬었구나...”
그것도 나이 먹는 증상인가? 그러고 보니 방 청소 할 때마다 방바닥에 떨어져있던 머리카락이 생각났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머리 숱이 휑하다니 이건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일이어서 내심 좀 놀랐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서부터는 눈앞에 바짝 있는 것을 쳐다보기가 불편하더군요. 좀 멀리해야 초점이 맞는 것 같고.
“선생님, OO학교 박 선생님 아시지요?”
“네.”
“그 선생님도 지난번에 오셔서 머리가 많이 빠진다고 걱정하시던데. 그리고 OO학교 김 선생님도... 그러고 보니 머리 빠지시는 분들이 다 선생님들이시네?”
“그래요?”
“아마 신경들을 많이 쓰셔서 그러신가…….”
“그런가요?”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아마 특정 원인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 ‘나이 먹어간다.’는 불치의 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머리를 다 하고 거울을 보니까 파마하기 전 보다 훨씬 좋아서 빙긋 웃었습니다.
* * *
“서*아, 그럼 이번에는 선생님이 낼 차례~!”
“네.”
“앞으로는 갈 수 있어도 거꾸로는 절대 못 가는 것은?”
“음... 기차?”
“땡~!”
“자동차는 아니고, 바퀴가 달렸어요?”
“아니. 바퀴 없어. 눈에 안 보이는 거야.”
“응..... 모르겠어요. 힌트 좀 줘보세요.”
“답이 아까 서*이가 냈던 거랑 똑같아.”
“아~ 알았다! 세월~!!!”
“딩동댕~! 맞았습니다. 짝짝짝짝…….”
2002.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