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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양선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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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monfresh Jan 22. 2021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생각보다 많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해리포터를 연기했던 배우 다니엘 히드클리프의 인터뷰,
-돈을 많이 벌었을 텐데 그 돈으로 무얼 했나요?
-아무것도 한 것은 없어요. 다만 어떤 일을 할 때 돈 걱정을 하지는 않아요.
 
사람들은 돈이 많이 있기를 바란다. 나도 그렇다. 어떤 때는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면서 집을 지었다 헐었다 하기도 하고, 머언 남쪽 나라 야자수 그늘 아래 앉아있기도 하고, 지붕이 열리는 빨간 스포츠 카를 타고 한 여름 미풍 속을 지나기도 하고, 노을이 아름답다는 이국의 어느 해변을 거닐기도 한다. 또 돈을 누구에게 얼마씩 줄 것인가 셈을 해보기도 한다. 
 
전에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보아하니 복권에 당첨되어 큰돈을 가지게 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나중에 돈을 다 날리고 경제적, 심리적으로 파탄하였으며 인간관계도 망가지게 되었다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왜 그럴까? 나라면 건전하게 쓰면서 잘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에 2학년 아이들을 가르칠 때 '백만 원이 있으면 무얼 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을 주고 각자의 생각을 써오라고 한 적이 있다. 백만 원의 현실 가치를 모르는 아이들은 그 돈으로 온갖 아름다운 현실과 미래를 꿈꾸었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돈에 대한 생각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오히려 어른들의 순진함이었고 아이들은 구체적인 희망사항들을 이야기했다. 그 계획들은 전혀 허황되지 않았고 리얼리티가 살아있었는데 이를테면 부모님께는 어떤 집을 지어드리고,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식이다.  또한 큰돈이 있다고 생각하자 아이들이 현재 보다는 미래를 계획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었다.


다니엘 히드클리프의 인터뷰를 보면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돈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돈을 가지고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만 그는 사실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을 얻은 것이다. 돈은 그에게 안전한 울타리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돈이 불안정하고 위태해 보이는 반면 다니엘 히드클리프의 돈은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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