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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y lemonfresh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박인환, 목마와 숙녀 중-


오래 전 이 싯구를 알기 전에는 인생이 통속하면 안 되는 줄 알았었다. 남들이 통속할지언정 나는 그렇지 않아야 하는 줄 알았다. 지금은 보편적인 삶의 통속함을 이해하고 나의 통속함을 용납한다.


*   *  *


그녀에게 사랑은 한순간의 느낌일 뿐

-샤이니, 누난 너무 예뻐 중-


나는 종종 ‘사랑’을 ‘인생’으로 치환해서 듣는다.

‘그녀에게 인생은 한순간의 느낌일 뿐’

나중에 인생을 다 살고 보면 결국 그렇지 않을까?


*   * 


사루비아,

백일홍,

그 위에 또 달리아까지

아직은

뜨거운 꽃들이 피어있기에

우리들의 가슴은 식지 않는다.

-박성룡, 뜨거운 가을 중-


나는 나이를 먹으면서

가슴이 식는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이 시인의 가슴은 아직 뜨겁다는데.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의 가슴도 아직 뜨겁다는 것을 알겠다.

나에게 사루비아, 백일홍, 달리아 같은

뜨거운 꽃들은 손자 손녀다.

이들이 세상에 피어있기에

나의 가슴은 아직 식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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