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emonfresh
Mar 17. 2021
살다 보니 ‘이제야 알겠다.’ 하는 때가 종종 있다. 그중 하나는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래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망스러운 일들이 있고, 단순한 기준으로 공평을 논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다.
그 반대의 생각도 한다. ‘세상은 결국 공평하구나.’하는 것이다. 세상은 불공평해도 인생은 대체로 공평하다. 뿌린 대로, 가꾼 대로 거둔다. 인풋과 아웃풋이 어느 정도 비례가 성립하는 것이다.
지금은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니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그리고 뜻밖의 수혜는 고맙게 생각할 줄 알게 되었다. 환갑이 되어보니 이제야 알겠다.
그래도 나는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이 공평하기를 바란다. 완벽할 수는 없어도 전반적으로는 공평한, 상식이 통하고 예측이 가능한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정말로 바라는 것은 그런 것들이다.
이제껏 집과 학교만 오가며 좁은 세상을 살아온 내가 왜 그런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나이를 먹고 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고, 손주들이 생기다 보니 세상을 길게 내다보게 되어 그런가 보다. 나는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
#양선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