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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양선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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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monfresh Jul 08. 2016

우리 사회는 남을 어느 정도 믿는 사회일까?

'우리 사회는 남을 어느 정도 믿는 사회일까?'
질문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대답하기가 막연하다.


*우리는 모두 이런 적이 있다.
얼마 전에 가까운 선생님들과 넷이서 여행을 갔다. 맛 집 탐방도 하고 좋은 경치 찾아다니며 보고, 덥거나 다리가 아프면 카페에 들어가 한담도 나누고 쉬엄쉬엄 다니는 여행이다. 가다가 좋은 곳 있으면 사진을 찍는다.
"여기서 다 같이 사진 하나 찍어요~!”
“그럴까?”
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서 사진기를 켜고는 지나가는 사람을 둘러본다.
"저기요~! 저희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
"아, 예~!”
"하나, 둘, 셋~! 잠깐만요. 한 번 더 찍을게요. 찰칵~! 됐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하나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우리는 모두 이런 적이 있기 때문이다. 찍어준 경험도 있고, 찍힌 경험도 있고.

그런가 하면 어느 날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 공항에서 가이드를 만났는데 몇 가지 주의사항을 말해주었다. 여권 잘 챙겨라, 휴대폰이나 카메라 등 고가의 물건 잘 지녀라, 가방은 뒤로 메지 말고 앞으로 메라 등등. (실제로 주변에서 유럽 여행길에 휴대폰을 날치기당했다는 사람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생판 모르는 남에게 휴대폰을 건네고서는 ‘김치~!’하며 웃음을 짓는다. 그런데 건네는 휴대폰을 보니 케이스에 카드가 석장쯤 꽂혀있다. 두 장은 멤버십이나 포인트 카드라고 쳐도 적어도 한 장은 신용카드일 것이다. 휴대폰에 지갑이 달린 건지 지갑에 휴대폰이 달린 건지 참 애매한데 중요한 건 그것을 아무런 의심 없이 지나가던 사람에게 건네준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남을 어느 정도 믿는 사회일까?
 다시 생각해 보니 이렇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지갑 달린 휴대폰을 의심 없이 맡길 수 있는 사회~!!’

아, 그래도 나는 앞으로 여행길에는 먼저 쓰던 해제된 휴대폰을 추가로 가지고 가야겠다. 통화는 할 수 없지만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와이파이만 된다면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잃어버려도 크게 섭섭할 거 없고 말이지. 다시 생각해봐도 진짜 좋은 생각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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