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 한 컷

나에게 넌

너의 의미

by lemonfresh

비 내리는 가을 아침

어두운 언덕길을 올라갈 때 알았어


세상은 네가 없어도 되지만

나는 네가 있어야 된다는 걸


쌀쌀한 바람 부는 저녁

노을 지는 물가를 걸으며 나는 생각해


네가 언제나 안녕하기를

너의 자리가 변함없기를



가을이 깊어지며 해가 짧아진 데다가 비까지 오니 출근길에도 날이 어둑어둑했다. 비바람에 가로수 잎이 후드득 후드득 떨어져 내리는 언덕을 올라 터널 안으로 진입하면서 생각을 했다. 새벽에 잠이 깼을 때 따뜻했던 잠 자리, 이불 속에서 들었던 빗소리, 집에 있는 남편은 무얼할까, 호수 세하는 옷을 따뜻이 입고 나갔을까, 아직 아기인 외손자 도현이는 집에 안전하게 잘 있겠지, 차는 앞으로 나아가는데 마음은 여러 곳을 떠 다니고 있었다.


터널을 지나 시내로 들어서는 신호등 앞에서 잠깐 대기했다가 초록불에 출발을 했다. 학교 까지 5분 남짓이면 도착이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나가서 아이들 등교 맞이를 했다. 바람이 불어 몇몇 아이들의 우산이 뒤집어졌고 더러 망가지기도 했다. 나도 우산을 썼지만 비를 꽤 맞았다. 내게 절을 하며 장난을 거는 남자아이가 설마했는데 빗속에 또 절을 했다. 이 아이들이 내게는 또 다른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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