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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원 작가 Aug 11. 2020

내가 당신 몫까지 기억하겠습니다

여기저기를 오가는 바다에서의 삶이
아무리 견디기 힘들 정도로 괴로워도
파도는 결코 바다를 떠나지 않습니다.
바다를 떠나는 순간부터,
파도는 조금씩 마르고
추억마저 모두 잊게 되니까요.

세상을 손님처럼 스치는 바람의 삶이
아무리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져도
바람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부터,
바람은 자신의 이름을 잃게 되니까요.

나는 오늘도 당신과의 추억 가득한
바다 여기저기를 파도가 되어 오갑니다.
눈물나던  사랑의 흔적을 말이죠.
우리 사랑했던 기억을 안고 멀리 떠나고 싶지만,
파도는 바다를 떠날  없기에
다시  멀어지는 그대를 눈을 감고 보냅니다.

파도가 닿을  없는 곳에는
바람이 되어 당신과의 기억 주변을
그저 스치며 지나갑니다.
멈춰서 우리가 사랑한 기억을 안고 싶지만,
바람은 결코 멈출  없기에
 팔로 아픈 나를 감싸며 그저 스칩니다.

바람과 파도가 되어
당신을 오랫동안 스치고 지나가겠습니다.
당신은 모두 잊었지만,
내가 당신 몫까지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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