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일 차 - 한閑 한가로움

[필로어스] 6월 위대한 질문 글쓰기 챌린지

by 윤연이



진작 했어야 할 글쓰기, 약속의 힘을 빌어 끄적여보자


30대 후반이 되니 나다운 일상의 모습이 뚜렷해지 시작했다. 기상 후 가볍게 5km 러닝을 하며 나름의 몸과 정신을 무장하고,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전 펜을 들어 순간의 감정과 기분을 적어 내려간다.

그리 대단한 건 아니고 그저 나 스스로를 마주하여 내가 인지하는 것에 대한 인지를 하는 시간이다.

(원래는 산책을 하며 사색하는 방식을 선호했는데 글쓰기는 또 다르더라. 두 방식을 병합하는 게 나에게 최적)


일단 첫 글이기도 하니 글쓰기를 시작한 배경은 이렇다.

1. 필로어스에서 진행하는 독서 > 감상 > 질문에 대한 글을 매일 5일 동안 작성하는 챌린지를 접했다.

2. 게으름도 이겨낸다는 약속의 힘을 빌어 해내기에 좋은 기회라고 보았다.

3. 주저 없이 신청하고 선정되어 이렇게 글을 쓴다.


사실 내 사고방식과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준 인생책이 "한비자"라는 동양 고전이다. 미성년 학생이던 시절, 약 5-6년 동안 학습지 장ㅇ한자와 정속독학원을 다니면서 동양 고전을 쉽게 접했다. 그중에서 "한비자"란 책을 읽고 이해하며 '어라..? 내 생각을 꿰뚫어 보고 글로 정리한 책인가?' '나도 이런 마음가짐과 태도로 세상을 살고 싶다'라는 감명을 받았고 성인이 되어 사회의 일원이 된 지금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있다.


서두가 길었는데, 글쓰기동양 고전은 나에게 익숙한 향이기에 고민이나 주저함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채근담 전집 1 - 70


이젠 떨어질 수 없는 내 베프 챗GPT에게 채근담이 어떤 책인지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채근담(菜根譚)**은 말 그대로 ‘나물의 뿌리를 맛보듯’ 소박한 마음으로 인생의 지혜를 터득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몇 번의 대화를 통해 채근담을 아래와 같이 받아들이고 기대하게 되었다.

- 소박하고 밋밋한, 평범한 일상에서 찾는 깨달음

- 내면 수양을 통해 현실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처세와 언행, 마음가짐과 태도


전집 1-70 구간을 읽고 난 후 여운을 남긴 키워드

군자, 고결, 지조, 절개, 소탈한 멋, 수양, 고매, 담박, 방정한 품행


양반이 되라는 거구나 싶었다.

동양의 군주론이라고들 하는 책 "한비자"가 주는 가르침은 올바른 지도자(군주)가 되는 방법이다.

가르침의 목표가 다른 채근담에서 한비자의 냄새가 났다. 감정의 파고를 줄이고 음양의 조화를 잃지 않는 등 초연한 태도를 가지라는..


사실 나는 원체 감정 기복이 적고 스트레스 역치가 높기에, 나와 반대인 유형의 사람을 좋아한다. 희로애락을 온전히 느끼고 내면의 소리를 날 것으로 표출할 줄 알며 정말 인간답게 세상을 살아가는 부류를. 물론, 굳이 더 큰 희로애락을 찾아다니면서 인생의 풍파를 만드는 모습은 아직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기까지 읽고 마음속에 든 의문은, 채근담이 말하는 (내가 이해한 바가 맞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초연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면,

불완전함이라는 특질을 가진 인간이

인간들 사이에서 솔직한 그리고 자신을 내보이는 인간처럼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 나는 감정을 표현하고 사람들과 드러내는 소통을 하며 사는 게 정말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멋있고 자랑하고픈 행동은 알리고,
가진 재능/재주는 상대가 모르게 하라..?


맞다. 난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면만을 봐야지! 하는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좋게 말하면 비판적 사고가 항시 발동되는 사람이며, 다른 말로는 의심, 의구심이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다.


이 질문을 몇 번이고 되뇌고 나만의 답을 다양하게 펼쳐보려 해도 아래 사고 프로세스를 벗어날 수 없었다.

1. 채근담은 현생의 고난과 역경, 유혹에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처세와 태도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2. 군자, 소인이라는 페르소나를 만들어 서로 빗대어가며 설명하는데, 요지는 군자가 되라고 한다.

3. 군자라면.. 재주/재능을 한껏 발휘하여 주변을 더 밝게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닐까?

(마음을 아낌없이 드러내어 주변에 선한 영향을 퍼트리는 데에는 100% 공감한다.)


재능/재주를 숨기라는 이유에 대한 나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 잘난 사람을 시기 질투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화를 입을 수 있다.

- 나보다 더 높은 재능/재주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 내 재능/재주를 보이면 탐욕스러운 자들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



혼자서 만들어낸 물음은 여기에서 그쳤다. 함께 챌린지에 참여하는 분들이 총 16-18명 정도 된다. 얼른 다른 분들의 머릿 속도 알고 싶다.


글쓰기에 집중하다 보니 시간도 꽤 많이 지났고 분량도 적지는 않은 것 같다. 과연 다른 이들이 보는 내 글은 어떤지도 많이 궁금하다. 채근담 저자인 홍자성이 이 글을 보면 뭐라고 느낄까? 군자 쪽일까 소인 쪽일까? 지나치게 각박하고 메마르다고 느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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