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한다
우리는 보통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커리어 하이'라고 부르며, 그 정점을 평생의 자랑거리나 다시 도달하기 힘든 기적처럼 여기곤 합니다. 만장일치 MVP를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쓴 2021년, 세상은 오타니가 야구 인생의 정점에 섰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오타니의 반응은 차가울 정도로 담담했습니다. "저는 올해의 숫자가 최저한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최고'라고 치켜세운 성적을 그는 '최저'라고 규정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겸손이나 오만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치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자 스스로에게 부여한 가혹하리만치 높은 '기본값'의 설정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투타 겸업으로 그런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는 것은 체력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에, 그것을 매년 달성해야 할 '기준'으로 삼는 것은 지나친 강박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타니의 논리는 명쾌했습니다. "한 번 할 수 있었던 것은,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연히 일어난 기적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적을 언제든 재현 가능한 실력으로 체화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2022년과 2023년, 보란 듯이 그 약속을 지켜내며 2021년의 성과가 결코 일회성 폭발이 아니었음을, 그것이 정말로 그의 '평균'임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오타니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우연한 성공'입니다. 어쩌다 한 번 잘한 것은 운일뿐, 그것을 반복할 수 없다면 진정한 실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결과의 '필연성'입니다. 최고의 성과를 최저한의 기준으로 설정한다는 것은, 요행이 개입할 여지를 지우고 오직 압도적인 실력으로 결과를 통제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한 번의 기적에 만족하지 않고, 그 기적을 매일의 일상으로 만들어내는 힘. 오타니 쇼헤이의 위대함은 화려한 기록 그 자체가 아니라, 비범함을 평범함으로 만들어버리는 그 집요한 반복과 증명의 과정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