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이 할 수 없을 때 그 가치를 알게 된다
"(투수를 하지 않으니) 무언가가 빠져있는 느낌이 듭니다. 마운드에 가지 않으면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감각이 약한 기분이 들어요." 오타니의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결핍'이 주는 역설적인 진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힘들고 고된 짐을 내려놓았을 때 홀가분함을 느낍니다.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살인적인 일정에서 벗어나 타자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면, 육체적으로는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타니는 편안함 대신 '무언가 빠져있다'는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그에게 투타 겸업이라는 고된 도전은 단순히 감수해야 할 짐이 아니라, 자신을 온전하게 만드는 필수적인 조각이었던 것입니다.
2018년 시즌 종료 후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19년 한 해 동안 투수로서의 활동을 멈추고 타자로만 그라운드에 섰습니다. 타자로서도 충분히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었지만, 그는 그 시기를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회상합니다. 마운드에 서기 위해 필요한 그 치열하고 입체적인 준비 과정이 생략된 시즌은, 그에게 있어 '당연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남들은 하나만 하기도 벅찬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그는 오히려 두 가지를 모두 짊어질 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그가 느낀 결락감은 역설적으로 그가 마운드를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투타를 오가는 그 바쁜 리듬 속에서 얼마나 큰 기쁨을 느끼는지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거나 잠시 멈추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그 가치를 선명하게 깨닫곤 합니다. 오타니에게 2019년은 투수라는 반쪽을 잃어버린 상실의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투타 겸업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재확인하는 발견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힘겨운 과정을 포함해야만 비로소 자신의 야구가 완성된다는 깨달음, 그것은 효율이나 성적을 넘어선 '존재의 이유'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을 때 찾아오는 그 헛헛함이야말로, 우리가 그 일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정직한 신호일 것입니다. 오타니에게는 그 '힘듦'조차도,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일상의 일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