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야구를 위해 바치고 싶다
고교 시절 오타니에게 식사는 미각의 즐거움이 아닌, 목표 체중 도달을 위한 처절한 '의무'에 가까웠습니다. 60kg대의 마른 몸을 불리기 위해 그는 아침부터 엄청난 양의 밥을 먹고, 수업 중간에 주먹밥을, 훈련 전에도 도시락을 억지로 밀어 넣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 3년 차 겨울, 다르빗슈 유와의 만남은 그의 식탁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다르빗슈로부터 영양학과 트레이닝 이론을 전수받은 오타니는 설탕을 끊고 백미를 현미로 바꾸는 등 식단을 철저히 재설계했습니다. 무조건 많이 먹는 '양의 투쟁'에서, 몸에 필요한 것만을 채우는 '질의 과학'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 오타니는 화려한 외식을 즐기는 대신 직접 요리하며 '같은 메뉴, 같은 양'을 고집하는 수도승 같은 생활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매일 똑같은 식사를 하는 이유는 단순한 습관이나 징크스 때문이 아닌 듯합니다. 그는 "그 편이 여러 가지를 알기 쉽다"고 말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서부터 통제 가능의 영역을 늘려가려는 의도인 것입니다. 섭취하는 음식(Input)을 상수로 고정시켜야만, 컨디션 변화(Output)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몸을 불확실한 변수가 완전히 제거된, 가장 완벽한 실험실로 운영하고 있는 셈입니다.
"저, 맛은 뒷전(두 번째)이니까요." 이 짧고 담백한 한마디에 오타니가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압축되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식사는 하루의 고단함을 씻는 위로이자 즐거움이지만, 그에게는 오직 야구를 위한 연료 공급일 뿐입니다. 혀끝에서 느껴지는 미각의 달콤함보다 마운드 위에서의 승리가 훨씬 더 달콤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기꺼이 식탁의 즐거움을 포기했습니다. 모든 본능과 욕구가 오직 '야구'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완벽하게 정렬된 상태, 그것이 바로 오타니가 보여주는 목표를 향한 헌신의 본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