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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즈옹 Oct 26. 2018

소소영화

프롤로그, 영화로 시작된 소소하고 개인적인 아무말 대잔치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정확하게 2년을 넘긴 팟캐스트 모임이 해산되었다. 

각자의 사정으로 한 명, 두 명 인원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남은 세 명은 더 이상 팟캐스트 녹음은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가장 큰 이유로는 매주 관성적으로 임하는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2년을 플랫폼의 변화가 거의 없이 매주 진행했던 녹음은 매주 굴러가기는 하는 데, 많이 헐거워져 있었다. 

동력원으로서의 기능은 거의 잃은 상태. 게다가 들어주는 이들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외적인 동력도 없었기에 그냥 녹음은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나를 포함해 남은 세 명은 향후 거취를 논하기 위해 영화 평론계의 거성 이동진님의 ‘빨간책방’에서 만났다. 

터의 기운을 받아 뭐라도 결정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끝과 시작이 된 첫 공간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계속되긴 할 것’이라는 걸 어느 정도 예감했다.      


녹음을 내려놓은 세 명의 ‘영화 모임’은 보다 개인적인 방향으로 다양하게 시도해 보기로 했다. 

먼저 매주 만나는 ‘영화 수다의 장’은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매 달 각자가 좋아하는 형식의 영화 모임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단 첫째 달의 첫째 주는 하나의 주제 아래, 공통된 하나의 영화를 보고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나머지 주에는 각자 그 영화로 촉발된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온다. 원작, 인물, 배우, 사회문제, 인터뷰, 기사, 답사 등의 경험을 이야기 하며 나눈다.

 (하지만 첫째 달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하나의 영화에서 각자의 시선으로 튀어나간 다양한 영화들을 보고 관련 사회이슈들에 대한 수다를 떨고 있다. 아마 이런 식으로 계속 움직이지 않을까.)     


결정적으로 이 모임의 끝은 한 달을 기록하는 데 있다. 이 또한 본래의 ‘영화’ ‘수다’라는 틀, ‘영화를 사랑하는’의 마음에 훼손되지 않을 정도의 자기표현을 하면 된다. 가장 농도가 옅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자는 의도이다. 그래서 나는 영화 단상보다는 일관된 주제 아래, 하지만 그보다는 가벼운 나의 영화 수다를 떨고자 한 쪽짜리 설명서를 쓴다. ‘소소하고 개인적인 영화로 시작된 아무말 대잔치’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한 달마다 주제가 바뀐다고는 했지만,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이제 각자의 몫이다. 나는 이번 달의 주제에 심취해서 글의 주제가 언제 바뀔지는 모르겠다. 언젠가 ‘툭’하고 앞의 제목이 바뀌거나 새로운 프롤로그를 게재한다면, ‘그러려니’하면서 다음 장을 읽어주면 좋겠다.      


여기까지 주절대면서 적어낸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다니, 황송할 따름이다. 

지금처럼 심심할 때, 이곳에 와서 소소한 영화일기를 몰래 훔쳐보고 가면 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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