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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인 Jul 30. 2021

락다운생활, 내가 내 마음을 지키는 법

공부 이야기, 다시 시작하는 작은 신앙 이야기

코로나 시대가 왔다. 이 시대에 역병이 돌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아까 이런 글을 봤다, 중국은 미사일 한번 안 쏘고 세계 3차 대전을 승리했노라고. 

이 바이러스는 내가 본 메이드 인 차이나 중에 가장 최강인 듯싶다. 


내가 살고 있는 시드니는 락다운이 되었다. 솔직히 작년 락다운 이후로 또다시 한번 이렇게 락다운이 될 줄은 몰랐다. 엄마와 백신을 맞으려고 해도 현재로서는 내 순서는 오지 않았고.. 엄마의 나이 때에서는 절대 선호하지 않는 특정 백신만 가능하니까.. 좀 망설여진다. 이곳에 나눌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그 백신에 대해서 깊은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백신 물량이 만약 8월 초까지도 호주에 풀리지 않는다면.. 이젠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제도 의사 선생님과 전화로 이야기해보았는데.. 진짜 이 상황들이 너무 답답하고 싫다. 말해서 뭣하랴. 


최선을 다해서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 SNS에 소소하게 먹는 사진도 올리고.. 대학원 공부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 겉으로는 편안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내 상황은 걱정을 많이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최근 기도를 가장 많이 하는 건.. 내 감정, 내 마음이 항상 평온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나는 못하니까, 하나님께 맡기오니.. 부디 내 감정, 내 마음이 요동치지 않도록 말이다. 이 세상에서 나는 내 마음 지키는 게 가장 어렵더라. 


지난 1달 동안 하나님께서는 이 기도를 잘 들어주셨다. 편치 말아야 할 상황임에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으며, 나름 이 상황들에 지혜롭게 잘 적응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작은 기쁨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감사함을 많이 찾았다. 소소하게 마음 나눌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고,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과 으쌰 으쌰 하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 저녁에는 모처럼 Zoom이라는 화상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들 만나기로 했다. 날 끼워줘서 고마워! ㅋㅋㅋ


요즘 Art Law 공부하고 있는데, 법대 다니는 친구에게 "나 이거 정말 너무너무 싫고 질리는데, 너 대체 어떻게 공부했니?"라고 진지하게 물었는데.. 친구가 나 때문에 웃겨서 빵 터져버렸다. 게다가 프레젠테이션 하면서 교수님의 질문 공격에 진짜 난 개박살(진짜 이런 표현 쓰기 싫은데.. 슬프게도 이 표현이 가장 정확한 것 같다) 났다. 너무 감사한 건.. 내가 뻔뻔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사실, 빨리 털어내 버리고 당장 내야 할 과제에 집중하는 게 현명하다는 것을 얼마 전부터 깨달았다. 안 그러면 내 멘털이 못 견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수치스럽다며 엉엉 울 필요도 없는 일이다. 공부하면서 깨지는 게 우리의 일상이니깐. 어느 정도의 눈물로 질질 짜고 때려치울까라는 생각 10000번쯤 하면 어느 순간부터 침 한번 꼴깍 삼키고 다 넘어가게 되더라. 가장 힘들었을 때는.. 공부하면 할수록 내가 너무 돌대가리 같고, 내 존재가 이 세상에서 너무 작다고 느낄 때였는데.. 이젠 그냥 그걸 다 인정해버렸다. 대신, 고쳐야 할 점들은 반드시 고치고.. 느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배워야 할 것들은 반드시 배우고 넘어간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은 반드시 하는 것.. 그게 모자라고 부족할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도망가지 말기, 뻔뻔스럽게 그 자리를 끝까지 지키기. 그러다 보면 반드시 내게도 좋은 기회가 오더라. 


근데... 교수님이 법으로 하나하나 조목조목 나한테 따지는데.. 와.. 진짜 얄밉더라. 응? ㅋㅋㅋ....

그래, 내가 공부가 부족했소.. 거기까진 미처 생각을 못했소. Art Law는 아무래도 이번 학기까지만 하고 바이 바이 해야 하나 보오. 그쪽으로 공부하다 보면 성격 파탄자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작권법, 너무 짜증 나고 싫었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배워서 앞으로 당하고 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깨진 날, 나한테 유독 질문 많이 했던 교수님 욕하면서 청양고추 듬뿍 넣고 참치액젓으로 간해서 고추 조림을 했다. 밥이랑 조금씩 먹었더니 스트레스 풀리는 맛이었다. 여기에 나만의 비법을 하나 더 추가.. 너 왜 이렇게 맛있니. 맛있는 것을 먹고 풀었으니.. 나는 또 다음 주에 온라인으로 교수님 보고 헤헤 웃겠지. 속도 없이. 


지금은 새벽 6시 20분. 


아까 5시 좀 안되게 일어나서 5분 새벽기도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부담스럽지도 않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거의 매일매일 혹은 시간 날 때마다 보게 되더라. 


솔직히 나부터도 시드니에 있는 한인 교회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어서 오랫동안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지 못했었다. 교회에 다니지만.. 교회 안에 악마가 더 많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인정한다. 세상 사람들이 왜 그렇게 교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지에 대해서 안타깝기도 하고.. 또 공감하기도 한다. 


코로나로 다들 예민해져서 그런지, 혹은 그게 원래 본모습인지.. 올해는 호주에 있는 한인들의 모난 부분을 유독 많이 본 것 같다. 그들 공통점은 자존심은 한없이 높은데 자존감은 정말 너무 낮은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가장 힘들더라.. 올해 모처럼 마음먹고 교회를 다녔었다가 그러한 부분을 보게 되어서 새로 옮기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엄마랑 정말 많이 울었었다. 


고린도전서 13장에 사랑이 없으면 다 쓸모없다고 한 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며 보여줄 수 있는 믿음이 있고.. 성경을 매일 읽어도.. 아무리 매일매일 일정한 시간에 기도를 한다고 해도.. 

배려심과 공감, 마음과 사랑이 없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대학교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가 몇 년 동안 성실하게 교회에 다니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그 모습을 지켜본 나로서는 고민도 없이 새로이 다시 그곳에 가게 되었다. 집에서도 무척 가까운 곳이어서 크게 부담은 없었다. 그곳에 처음 가서 말도 못 하고 한참을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고마웠던 게.. 내가 말도 못 하고 눈물이 뚝뚝 떨어져서 우는데.. 묵묵히 그걸 기다려주시더라.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냥, 눈물이 막 쏟아졌었다. 그냥, 서러웠고 눈물만 났다. 


그렇게 나는 내 감정을 눈물로 쏟아냈고, 엄마를 설득해서 교회에 다시 나가게 되었는데.. 그분이 알고 보니 엄마가 예전에 공부했던 대학의 교수님이셨다. 엄마가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내 마음이 그냥 다 괜찮아지니까.. 아, 이 모든 일에 다 뜻이 있었구나..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공부하는 사람이구나.. 가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이곳에도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락다운이 또다시 시작되어서 아직까지는 얽힌 사람들이 거의 없다. 솔직히 앞으로 이곳에서도 마음 상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사람 일 누가 아나. 


예전에는 나는 불편하고 어려운 마음으로 교회에 나와야 한다는 말 듣고 스트레스받았는데..

이번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신앙생활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주변에서도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다시 한번 용기 내서.. 조금씩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마음을 지키고 있다. 적응하는 과정이고, 아마도 시간이 걸릴 거다. 트라우마 남은 것처럼 마음을 여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이 시기에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며칠 전에 해먹은 메밀국수.

호주는 겨울이라서 먹고 나서 좀 추웠지만.. 시원했고, 개운했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다. 

하나씩 스무스하게 잘 처리하고.. 또 과제도 막바지 잘 해낼 수 있기를.


과제 빨리 끝내버리고 쉬고 싶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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