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는 현재 락다운 중, 확찐자가 되기 위한 먹부림.
현재 시드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도시가 락다운 되었다.
처음에는 7월 9일까지 락다운이었지만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서 결국 7월 30일까지 연장되었다.
하지만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9월까지 락다운이 될 것 같다.
어리석게도 시드니 시티에서는 안티 락다운이라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너무나도 당연히.. 락다운은 연장될 것 같다. 저 사람들, 너무 이기적이다. 뉴스에서 이 장면들을 보고.. 화가 났다.
호주에서 아직 화이자 백신이 내 나이 때에 가능하지 않아서 기다리는 중인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도 뚫는다니.. 너무 바뀌어져 버린 세상에 덜컥 겁이 나더라. 좀 더 확실하고 안전한 백신이 나오면 좋겠건만.. 지금 당장 없다는 게 문제다. 음모론, 종말론.. 그냥, 나는 세상과 사람이 무섭더라. 덕분에 난 이런 세상에서는 절대 아이를 낳지 말아야지..라는 쪽으로 생각이 굳는 중이다. 어쨌든.. 처음으로 그토록 싫어하던 호주의 경찰을 동정하게 되었다. 고생이 정말 많구나.. 저 사람들, 하나도 남김없이 다 처벌받으면 좋겠다.
답답한 것도, 화나는 거 이해한다. 나도 이 모든 상황에 상황이 화가 난다.. 하지만 지금은 저럴 때가 아니잖아. 그냥, 제발 집에 있어줘.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
락다운 규제가 점점 강해진다. 덕분에 귤 까먹으면서 온라인으로 수업 듣고.. 온라인으로 교수님과 대면한다. 올해 대학원 1년 내내 온라인 수업만 들은 듯.. 어느새 석사 과정도 끝난다. 다음 학기가 마지막.. 내년 1월의 2주 여름방학 학기가 마지막이 될 듯.
수고했다..라는 말 밖에는 나 자신에게 할 말이 없다.
정말 안 되는 영어로 여기까지 용을 쓰며 공부한 듯. 내가 얼마나 용썼는지는.. 정말 정말 소수의 친구들만 알 것이다. 그래서 난 놀면서 미대 다녀서 좋겠다는 말 들으면 울컥하더라.
지금까지 총 4년 동안 미대에서 쉬지 않고 공부했다. 졸업하면 6개월만 딱 쉬면서 영어 좀 보강하고.. 또 연구 과정 시작해야지. 나도 내가 이렇게까지 공부할 줄 정말 몰랐다. 막말로.. 여자로 태어나서 시집 못 가고 아이 안 낳은 죄로 공부한다고 우스개 소리로 말하고는 한다.
석사 과정 시작할 때, 어떤 사람들은 내가 욕심이 크다고 했다. 그거 뭣하려 하냐는 말을 또 들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말 안 듣기를 역시 백만 번 잘한 것 같다. 올해 공부하면서 크게 얻은 것들이 많다. 경력도, 배움도, 기회도. 앞으로 내 걱정해주려면 나한테 돈 내고 해 주시기를.
그럼에도 락다운에 집에서 미친 듯이 과제하고.. 억지로 억지로 억지로 알지도 못하는 미술 법에 대한 글 쓰는 나 자신을 보며 좀 지쳐가던 순간도 있었다. 원래 도서관이 아닌 집에서 절대 공부 못하는 스타일인데, 이걸 억지로 끌고 가자니.. 힘들더라. 그래.. 내 선택이다.. 도서관에서 마음먹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쭉 앉아서 이틀이면 끝날 일들을 벌써 2주를 질질 끌었다. 정말 더럽게도 글이 안 써지더라. 올해가 공부 관두고 싶은 마음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정말 괜히 했나.. 싶다가도 이 모든 건 내 선택과 의지였다..라고 마음을 자꾸 가라앉히며 수양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또 이 상황이 적응이 되긴 되더라. 나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 주는 방향으로 성적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고 중간 성적으로 졸업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공부 중.
공부는 정말 하면 할수록 너무 광대하고 끝이 없다.
그래서 나는.. 책 한 권이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하며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여자들이 무섭고, 그렇게 되지 않아서 정말 구원받았구나..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살아간다. 왜냐면 나도 한때는 그 작은 우물 안의 세상이 전부인 줄 알았었으니까. 그 세상이 와장창 깨졌을 때는 정말 모든 게 끝이고 죽을 것 같았는데, 깨져보니.. 거기에는 더 큰 세상이 있더라. 그래서 나는 죽을 때까지 절대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지 못할 것 같다.
집에서라도 일도 게을리할 수 없지!
내가 큐레이팅 하는 전시회 날짜가 9월 중순으로 미뤄졌다. 락다운이 풀린 이후에도 아마 제약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갤러리 일들과 미팅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나름 혼자 달라진 시대에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관해 생각하며 적응하는 중이다. 정말 한순간에 시대가 바뀌었네..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아티스트들에게 통보하였고,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며 대비하는 중.
Level 1 - 높은 정부 제한
설치 작업을 할 경우, 1명에서 2명의 직원만 작업할 수 있다. 아티스트가 직접 설치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락다운이 지속될 경우, 만약을 대비해서 우리는 온라인으로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있다. 전시회를 온라인으로 라이브 스트리밍하고 오직 아티스트들만 참석하는 '개막'을 위한 행사를 계획할 수 있다. 제한 수준에 따라 갤러리 공간에 일부 제약이 있을 수 있으며, 관람객을 받는 방식은 아마 예약제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간당 5명 입장 가능)
Level 2 - 중간 수준의 정부 제한
직원과 아티스트가 함께 작품을 설치하고 작업할 수 있다. 전시회에 관람객은 입장 가능하며, 온라인 예약제이지만 Level 1의 경우 보며 수용 인원은 더 커진다. 전시회 오프닝 파티는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되지만 아티스트들과 소수의 친구는 전시회장으로 초대 가능하다.
Level 3 - 낮은 정부 제한
직원들과 예술가 및 그 외의 사람들이 작품 설치를 도울 수 있다. 전시회에 관람객은 제한 없이 입장 가능하지만 온라인 예약제는 유지된다. 하지만 Level 1과 Level 2보다 수용 인원은 훨씬 더 커진다. Level 3의 경우, 소규모 전시회 오프닝 파티와 퍼블릭 프로그램 이벤트를 가질 수 있다.
대충, 시나리오는 이렇다. 앞으로는 더 범위가 커질 온라인 전시회.. 온라인 아트 옥션.
한번 해봅시다.
팔자에도 없던 동영상 만들기를 연습하는 중.
이쁘게 생긴 아티스트 언니 닦달해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작품도 얻어내고!!!
우리 아티스트 오빠가 보내주신 가마 사진을 보며 혼자 힐링했다.
집에서 노릇노릇하게 녹두전도 부쳐먹었다.
녹두 불려서 갈고.. 돼지고기, 김치와 고사리도 넣었다.
김을 듬뿍 얻은 들기름 막국수도 해 먹었고, 볶은 통깨는 갈아서 얹어먹었더니 고소함이 배가 되었다.
버섯도 듬뿍 넣고 오랜만에 버섯 수프도 해 먹고, 소노마 베이커리에서 사 온 22년 된 발효종으로 만든 사워도우도 곁들어서 먹었다.
로투스 아이스박스. 티라미슈 같은 질감과 달달함.
굴 넣고 보쌈도 해 먹었다.
허접한 과일 산도
추억의 맛, 샐러드
스튜디오 가서 작업했던 때가 그립다.
우리 강아지도 보고 싶고.. 근데, 저 새 X는 나한테 미리 사회적 거리두기 해서 내가 저날 엄청 서운했다. 그래, 네가 갑이다.. 보고 싶다.
스튜디오에서 먹어본 이 커피 개인적으로 진짜 별로였다.
그리운 스튜디오 풍경
스튜디오에서 먹던 도시락. 솔직히 데코 같은 거 할 시간 없고.. 김치는 꿈도 꿀 수 없고.. 반찬은 간단히 찬밥에 개운하게 먹는 청양고추 조림 같은 게 좋아서 항상 비슷하다. 사진 찍어도 절대 안 이쁜 비주얼이다. 작업하는 날은 한 끼는 사 먹고, 나머지 두 끼는 저렇게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두 끼가 같은 반찬이지만 청양고추 조림 같은 반찬을 매우 좋아하기에 감사하게도 항상 맛있게 먹게 된다.
소셜 미디어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는 사진 올리면 사람들이 밖에서 항상 사 먹느냐며, 부자냐고 비꼬기도 한다. 솔직히 그런 말, 아줌마들한테 엄청 많이 들었다. 어느 날은 전혀 모르는 한국 사람이 학생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메시지를 주기도 했으니까. 남 걱정, 정말 많이 해주시는구나..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대체 호주에서 뭐하는 사람들일까 궁금해서 봤다. 공통적으로 정말 아무것도 안 하시는 분들이더라.. 시간이 많고, 여유도 많으셔서 남 걱정해주시고 분석해주시나 보다 했다. 그분들은 항상 집에 계시는 분들이지만.. 나는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많은 사람인데, 솔직히 하루에 두 끼나 세끼를 모두 도시락으로 못 싸가지고 다니겠더라. 특히 차 없는 날, 그 도시락통 들고 여기저기 이동하는 게 정말 곤욕스럽다. 비싼 음식을 사 먹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학교 주변 카페 음식을 먹은 것뿐인데, 왜 그렇게 남의 삶을 분석을 하며 말이 많은지 솔직히 지금도 이해를 못한다.
나도 가족이 많으면 모르겠는데, 1인분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자고 울월스에서 이것저것 장 보는 게 나한테는 돈이 더 들어간다. 솔직히 그분들이 가시는 한국 식당이 훨씬 비싸다. 내 돈 걱정해주지 마시고.. 아까도 말했듯이 남 걱정해줄 때는 돈이라고 주고 하던가! :D
그리고 먹는 기쁨도 삶의 큰 기쁨인데, 그걸로 비난받거나 비꼬는 말을 들을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뭐가 잘못되었다는 건지 모르겠다. 특히 내 삶에 도움이 1도 안 되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우리 교수님이 주신 예쁜 아이들. 원래 정말 하나만 주시려고 했는데.. 하나는 반강제로 뺏어왔다. 답례로 인삼차와 오뚝이 유자차를 갖다 드렸다.
그래, 왜 이런 게 사치냐는 말을 듣냐고. 그래도 부자로 봐줘서 감사한 거다라고 생각한다.
진짜 그렇게 꼭 될 거고!
내 스튜디오가 있는 오래된 건물. 밤에 저기 혼자 있으면 좀 무섭기는 하다.
우리 깁시는 내가 부르면 야옹하고 와서 저렇게 앞에 딱 앉는다. 야옹야옹야옹..
깁시는 나름 나와 대화를 하는 것 같다. 내가 뭔가 말하면 또 항상 대답을 한다.
스튜디오 가면 깁스를 만나는 것도 큰 기쁨이 되었다.
피망으로 올리브유 절임을 만들었다. 저 피망은 더 태웠어야 했는데..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대충 했다. 이걸 샐러드랑 먹거나 샌드위치에 끼워먹으면 정말 맛있다.
김치말이 국수도 해 먹었다.
잡채도 해 먹었다. 락다운 중에 너무 사치 부렸나..
아보카도 피클 대박. 그래도 토마토가 제일 맛있었다.
짭조름해서 밥이랑 먹으면 두 그릇 뚝딱.
감자채 와플. 감자를 채 썰어서 모차렐라 치즈 좀 넣고, 올리브유 솔솔 뿌려서 와플 기계에 눌러버렸다.
이탈리안 레시피로 해본 파스타. 보코치니 치즈와 집에서 내가 직접 만든 바질 페스토를 함께 먹으니 꿀맛.
나는 참 오이를 싫어했던 사람인데.. 오이가 점점 좋아진다. 나이 먹어가서 바뀌는 건가?
요즘 자주 해 먹는 오이 탕탕이. 많은 레시피 중에서 나도 내 나름의 비법을 찾은 것 같다.
교수님이 무슨 말하는지 모름. 집에서 수업 들으니 누울 수 있어서 좋더라.
말해 뭐해, 한국인의 힐링푸드인 떡볶이
데코 같은 건 없지만.. 내가 만들고도 참 맛있게 먹은 월남쌈
홈메이드 단호박 식혜. 이젠 식혜 만들기를 취미에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식혜 만드는 건 이젠 일도 아니다.
필터 커피가 좋다. 근데, 커피는 이상하게 내가 내리면 별로고.. 남이 내려줘야 맛있더라.
호주에는 내 마음에 쏙 드는 막걸리가 없는 슬픈 현실. 막걸리도 시간 되면 담가보고 싶다.
닭발. 발톱 뽑고.. 양념하고.. 오래 걸리지만 보람 있었다. 락다운이라서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번에 스튜디오 갔을 때에 찰칵. 얼른 완성해야 할 텐데.
슬기롭게.. 락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매일 기도하며, 내 할 일을 꾸준히 하며.. 버티는 중.
오늘은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이 있어서 컨디션 조절 잘해야 하는데..
이렇게 새벽에 또 깨버렸다. 호주가 하루빨리 안정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