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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인 Jul 02. 2021

호주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의 우승 작품 속, 가이 워렌

현재 호주에서 제일 오래된 예술가, 100세 거장의 열정을 보여주다.


Portrait of Guy Warren at 100, oil on canvas120.5 x 151.5 cm, Peter Wegner 2021

호주에서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Archibald Prize)이 시작된 지 100주년인 뜻깊은 2021년,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의 우승 작은 피터 웨그너(Peter Wegner)가 그린 호주 예술가 가이 워렌(Guy Warren)의 초상화이다. 가이 워렌은 아치볼드가 시작된 1921년에 태어났으며, 아치볼드의 나이처럼 올해 딱 100세가 되었다. 피터 웨그너는 그것이 가이 워렌을 그린 이유가 아니었지만 우연히 시간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저는 100세가 된 사람들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했는데, 이것이 제가 100세가 된 가이 워렌에게 처음 접근한 이유였습니다. 저는 가이 워렌이 그린 작품들, 특히 그가 1985년에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에서 우승한 화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제가 만났던 가장 주목할만한 '100세'의 사람들 중의 하나이기에 저는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을 위해 그를 그리기로 선택했습니다. 그가 100세까지 장수한 이유 중의 하나는 그는 매일 그의 스튜디오에서 그림 작업을 하는 것에 목적을 두기 때문입니다. - 피터 웨그너


가이 워렌의 초상화는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그의 인생의 101년을 기념한다. 


까만 배경 속에서 형광 핑크색 점퍼를 어깨에 얹은 잔잔하고 평화로운 얕은 미소를 지은 가이 워렌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필자의 눈에는 마치 저 형광 핑크색 점퍼는 달라진 세상의 개성을 표현하는 듯이 보인다. 까만색 배경은 가이 워렌의 삶에 대한 예술가 대 예술가로서의 '경의'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Flugelman with Wingman, oil on canvas, 225 x 178 cm, Guy Warren 1985

예술가인 가이 워렌은 그가 그린 버트 플루겔먼(Bert Flugelman)의 초상화가 1985년 이미 아치볼드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가이 워렌과 버트 플루겔먼은 호주 시드니 대학(The University of Sydney)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이자 동료였으며,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을 위해 서로의 초상화를 그렸었다. 비록 가이 워렌을 그린 버트 플루겔먼의 초상화는 파이널리스트(Finalist, 결승전 출전자) 안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버트 플루겔먼을 그린 가이 워렌의 초상화가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에서 우승함으로써 그들의 우정은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었다.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에서의 우승을 계기로 당시 64세였던 가이 워렌은 남은 생을 온전히 그림 그리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림의 제목은 플루겔먼과 날개(Flugelman with Wingman)인데,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새처럼 나는 것이 신기했지만 태양으로 갈수록 밀랍으로 만든 날개가 녹아서 떨어져서 죽은 이카루스의 신화와 그가 시골에서 목격한 행글라이더에서 가이 워렌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그림을 통해서 가이 워렌은 '위험을 감수하고 기회를 잡고 탈출하는 것'을 표현했다. 그림을 살펴보면 마치 액자 속에 갇힌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사회적 틀이라고 필자는 해석한다. 하지만 인물은 미소 짓고 있으며, 그에게는 날개가 달려있다. 마치 가이 워렌은 버트 플루겔먼이 삶에서 보여준 용기에 대해 그린 게 아닌가 싶다. 


Track to the hut on the hill, Acrylic on the paper, 58 x 76.5 cm, Guy Warren 2004
 Dry land with blue figure, KING STREET GALLERY ON WILLIAM, Guy Warren
Wingman at Jamberoo, Oil on board, 30.5 x 30.5cm, Guy Warren 1994

가이 워렌은 70년 이상 호주 전 지역에서 전시회를 한 예술가이다. 가이 워렌이 호주 미술계에서 쌓은 공헌은 정말 엄청나다. 호주의 모든 예술가들에게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 추상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스타일로 그의 작품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에는 추상적인 모습의 인간과 풍경의 관계에 대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그는 그의 스튜디오가 위치하고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지역의 잼버루(Jamberoo, NSW)의 열대우림을 그리기도 한다. 가이 워렌은 풍경과 인간의 형태에 대해 원시적인 색감으로 창의적인 방식과 함께 접근한다. 


그는 왜 열대우림을 그리는가? 왜 열대우림이 가이 워렌의 작품의 특징으로 나타내어지는가?

가이 워렌이 호주 육군에서 근무하던 1940년, 그가 건강하고 젊었을 적에 퀸즐랜드(QLD)와 뉴사우스웨일즈(NSW) 국경 근처에 있는 카눙그라(Canungra)라는 지역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는데, 그는 그곳에서 열대우림을 처음 보았다고 한다. 가이 워렌과 동료들은 그곳에서 지내는 내내 힘들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달리 가이 워렌은 열대우림의 협곡, 계곡, 자연 등등에 매료되었다. 그의 동료들은 그곳에 매료된 그를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가이 워렌은 그곳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해서 신체적 어려움과 불편함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 열대우림의 이미지와 그곳에서의 경험이 현재까지도 가이 워렌의 작품 세계에 커다란 영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Guy at Jamberoo, oil on polyester,  56 x 69 cm, Euan Macleod 2018

호주의 예술가 유안 맥클리오드(Euan Macleod)는 2001년에 이 잼버루의 열대우림에 자신의 스튜디오 가지고 있는 가이 워렌의 초상화를 그렸다. 가이 워렌이 자신의 열대우림 가운데 위치한 자신의 스튜디오로 예술가들을 초대했었는데, 이 그림은 그 자리에서 즉석에서 가이 워렌을 그린 그림이다. 매우 빠르게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가이 워렌의 생명력을 풍부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나는 수년 동안 가이 워렌의 작품을 존경 해왔습니다. 나는 우리가 풍경에서 인간의 존재를 표현하려는 시도에서 친밀감을 공유한다고 느낍니다. 나는 가이와 함께 몇 명의 예술가와 함께 여행을 갔었는데, 가이 워렌의 나이(당시 97세)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속도를 늦추거나 그의 월계관에 안주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그의 작업은 그를 좌절시킬 정도로 완전히 소모적입니다. 가이 워렌은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며 여전히 예술가로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것이 예술가가 갖춰야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 유안 맥클리오드


 Coffee Line, American airforce unit, Nadzab, New Guinea, Guy Warren 1944
예술은 어떤 종류의 교리를 제외하고는 당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습니다. - 필립 구스톤 


그 후, 가이 워렌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뉴기니아(New Guinea)라는 호주의 섬에서 근무했고, 그가 그곳에서 만난 열대우림은 더 크고 거창했다. 예술가로서의 시각적인 관점에서 그는 그 광활한 자연 속의 생명체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볼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심지어 아내를 만난 후에 신혼여행으로 그가 처음 열대우림을 만났던 지역인 카눙그라로 아내를 데려갔다. 


그는 현재까지도 그의 스튜디오가 위치하고 있는 잼버루로 가서 열대우림 속의 덤불을 헤매고 영감을 받으며, 많은 그림과 그림을 그린다. 가이 워렌은 열대 우림 속에 있는 느낌을 좋아하기에 그의 작품을 통해 이 풍경에 반응하고 있으며, 열대우림은 그와 그의 작품들을 둘러싸고 있는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가 그린 풍경화는 가이 워렌 자신의 일부분이었으며, 이것은 마치 원주민들의 삶의 태도와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들은 분리되어 있지 않고, 당신은 땅이고, 땅은 당신입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풍경 속에서 인물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림의 풍경에 인물을 넣는 것은 쉽지만 그 인물이 환경의 일부일뿐 아니라 회화의 불가피한 부분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공생 관계는 쉽게 얻을 수 없습니다. 나는 항상 그것을 내 작품 속에서 시도하지만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교리가 아닙니다. 때때로 나는 단순히 풍경을 풍경으로 그립니다. - 가이 워렌

Bush Walk, Acrylic on canvas, 60 x 60 cm, Guy Warren 2015
가이 워렌의 풍경화들 Guy Warren


Travelling North, Charcoal and crayon, 56.5 x 77 cm, Guy Warren 1989

이렇게 가이 워렌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작품에서 그가 보고 만난 아름다움을 나타내었다. 예를 들어서 필자에게는 삶에서 겪은 울고 웃었던 다양한 색의 감정들이 현재 필자가 만들고 그리는 예술 작품에서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다. 그는 그 경험들과 기억들을 일부로 적어놓거나 하지 않고, 스튜디오에 돌아가서 그 기억이 떠올리는 대로 그림을 그린다. 쉽게 말하자면 그는 풍경화를 그릴 때에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그 자리에서 그림을 즉석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풍경을 경험한 후, 스튜디오에서 직관적으로 기억을 더듬으며 가이 워렌은 작업하는 것이다. 이러한 호주 풍경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의 삶과 의식에 스며든 모든 것이다. 


Guy Warren in his studio in March.CREDIT:LOUIE DOUVIS 올해 3월에 가이 워렌이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

현재 가이 워렌은 호주에서 가장 나이 많은 예술가이며, 100세가 된 현재까지도 매일 작업에 몰두한다. 그를 인터뷰한 기자가 그에게 건강한 삶에 대해 물어봤는데, 가이 워렌은 술집에 앉아있지 말고, 좋은 곳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필자는 이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하나님을 위해 내가 또 무엇을 할까요? 나는 현재까지도 매일 9시부터 5시까지 스튜디오에서 일합니다. 저녁에는 어리석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며 앉아있을 때가 있는데, 그때 나는 나 자신에게 회의가 듭니다. 이보다 젊었을 때도 직장에서 일하고 와서 매일 저녁에 집에 와서 그림을 그리고는 했는데, 지금 그때를 되새기며 다시 열심히 그림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죄책감이 듭니다. - 가이 워렌


자기 자신과 '오늘'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삶이 건강한 삶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것.. 필자는 그것이 가이 워렌의 예술가로서, 삶으로서의 장수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평생 똑같은 지루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 중 한 명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은행 잔고나 자유와 영혼을 의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항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권리를 주장 해왔습니다. - 가이 워렌


2차 세계대전까지 겪은 가이 워렌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삶에 대해 "재밌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나도 언젠가 이 모든 것들에 쿨해질 수 있을까. 


현재까지도 가이 워렌은 100세가 넘는 나이임에도 은퇴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예술가로서 여전히 꿈꾸고 작업하며, 그의 새로운 예술 세계 확장을 실험하고 있다. 


Wingman and Nude, Acrylic and oil on canvas, 91 x 122 cm, Guy Warren 2010
나는 내 작품이나 우주에서의 제 위치, 심지어 시드니 미술계의 작은 세계에서도 결코 환상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내가 호주 최고의 화가 나 예술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돈이 필요할 때 항상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돈에 대해 걱정한 적이 없습니다. 이것이 자신감인지 능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내가 그렇게 운이 좋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믿을 수 없는 특권입니다.

나는 여전히 55 세나 35세에 살아왔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금과 차이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노년의 존엄성을 포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노년기의 존엄성은 개뿔!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항상 해왔던 일을 할 수 있는 동안 양로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틀렸다고 말할 것입니다. 은퇴는 어리석습니다! 나는 은퇴하라는 사람들의 그 생각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은퇴를 일을 그만두고 항상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는 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에게 앞으로 10년만 더 주면 은퇴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 가이 워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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