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레인 Aug 26. 2021

전시회 준비하면서 시험 들었을 때.

같은 한국인 여성이라는 것이 창피한 그들....

큐레이터로써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마음이 몹시 혼란스럽고 어지러웠다.

슈퍼바이저의 제안에 따라서 아시안 작가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국 사람이니.. 한국 사람들과도 일하고 싶었다. 근데, 그건 실수였다.


경력이 어떻든.. 작가가 누구든.. 작품만 좋다면야, 그저 난 이 전시회가 그분들의 작품 활동에 있어서 활력소가 되고, 무언가의 계기가 되기를 바랬었다. 내가 사랑을 많이 받고, 기회를 많이 받았기에.. 당연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해드리는게 옳다고 생각했으니까.


겪지 않아도 될 수준 낮은 일들을 겪어서일까. 이젠 감히 작가라고도 부르기도 싫을 정도로 정을 떨어트리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히스테리컬 하게 찡찡 거리는 몇몇의 한국 여자들을 보며 생각했다. 아, 나는 절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구나.. 같은 여자로서 생각해도 저런 한국 여자들은 무시받고 존중받지 못해도 싸다.. 뭐 이런 못된 생각이 들더라.


결국 내 입에서는 "제발 부끄러우신 줄 알으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그 나이에 이렇게 처신을 하신다니.. 실망스러웠다. 한참 어린 후배 앞에서 창피하지 않으신가? 나 정말 이 분, 어디 가서 한국 사람이라고 안 하면 좋겠다.




페미니스트든.. 개똥 철학이든.. 그건 네 앞에 주어진 일에 먼저 '책임감' 있게 하고 일적으로 '약속'을 잘 지키고 나서 하도록 하자.. 그것도 못하면서 무슨. 그러니 그런 철학들이 사람들에게 우스워지고 존중 못 받는거다. 먼저 자신의 철학을 남들에게 강요하고 고집하기 전에.. (특히, 나 아티스트니까 자유로운 영혼이야.. 그래서 남에게 아무렇게 않게 피해주고.. 뭐 이런 개소리를 나에게 하기 전에..) 자신들이 해야만 하는 일을 먼저 똑바로 제발 책임감을 갖고 하면 좋겠다. 그리고 약속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좀 무겁게 생각하시기를. 


예술가로서의 가치를 더 높여주는 건 창의적이고 남들보다 쪼끔 더 잘한 몇 개의 작품도 중요하겠지만.. 이 일을 하면서 작가의 성품과 꾸준한 성실함, 겸손이 시너지 효과를 내서 더 좋은 기회들을 만들어내고 더 좋은 길로 인도한다는 것을.. 그들은 왜 모를까. 고작 작은 것들로 한없이 하늘 높이 교만해질 때, 작가로서의 생명도 그 순간 끝이라는 걸 왜 모를까. 


그리고 그들의 행동과 교만, 개똥철학을 겪으면서 종종 사람들이 왜 예술과 예술가, 여성을 개무시하는지 이해하겠더라. 그걸 이해하는 순간이 너무나도 슬펐다. 너 같은 사람들 때문에 우리의 가치가 떨어지는구나 싶어서. 그래서 난 때론 패미니스트.. 존중 못하겠다. 여성으로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 인정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여성으로서의 본인 책임감을 회피하는 여자들에 대해서 내 시각은 같은 여성으로서도 몹시 부정적이다. 아마 내 바로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이래서 내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성들이 현시대에서 자존감 있게 살아가면 너무나도 멋지고 응원해주고 싶은데, 반대의 경우면.. 속이 상한다. 그래서 그녀들과 달라지기 위해서 나는 내 길을 더더욱 고집스럽게 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생각하고 찾아가는 중. 


그분들이 이러한 어리석은 행동들로 스스로를 같은 여성이 봐도 무시할만한 여성, 무시받아서 마땅한 이기적인 아시안, 도저히 존중하지 못할 예술가로 만들어버리신 것이 속상했다. 분명 잘할 수 있는 분들이셨는데, 너무 빨리 교만해졌고.. 너무 빨리 본인 스스로가 대단해져버렸다. 


자존감과 교만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이번에 만난 몇몇 한국 작가들 문제점은 그들은 엄청 대우받기를 원하고, 조금 뭔가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그걸 감정적으로 표시 내면서 나에게 일 그만둔다는 것을 협박식으로 무례하게 행동을 하신다. 근데, 실력과 경력은 절대 그렇지 못하다.. 즉, 자존심은 그 어느 호주 작가들보다 엄청 높지만 자존감은 엄청 낮으신 분들이셨다.




그럼에도.. 또 정말 너무 좋은 한국인 여성 작가분들이 호주에도 몇몇 계시기 때문에.. 희망적이기도 하다.

다만, 어중이떠중이 같은 사람들이 "나 아티스트야~"랍시고 온갖 진상을 떨어서 짜증이 났을 뿐.


이번에 일하면서 느낀 건, 오히려 경력 많고 실력 좋으신 작가님들의 공통점이 성실하시고 몹시 겸손하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번에 필자의 전시회에 남으신 한국인 작가님들도 마찬가지시다! 진짜 진상들에게 시달리다가 이분들 겪고.. 감동했다. 우스갯소리로 "저한테 갑질 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했다. 그분들에게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 없지만.. 락다운이 풀리고.. 시간이 지나면 커피 마시면서 천천히 풀어봅시다. 지금도 차마 말이 안나오는게 있다. 


필자 주변에 공부를 많이 하신 선배님들과 경력이 어마어마하신 교수님들, 다른 예술가 분들도 교만하고 오만한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이 호주 미술계에서는 그런 사람, 오래 못 가니까.. 가더라도 반드시 한계가 있더라. 내가 호주에서 대학 가서 가장 크게 배운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기회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와 겸손. 그리고 같은 작가들을 존중하는 태도와 애정. 이번에 정말 어중간한 한국 작가라는 사람들이 내게 보여준 태도와 오만함은... 정말.... 저질 그 자체였다. 그 단어 외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난 그들 덕분에 일하는 곳에서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몹시도 미안해하고 창피해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공부하는 거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이번 학기에 너무 힘들었는데, 나.. 그런 덜 떨어진 여자들이 아티스트랍시고 나랑 감히 한국인 예술가라는 이유로 같은 레벨이라고 말하는 거 용납 못하겠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보고 싶다. 나 그런 여자들이랑 수준 같아지는 거 싫어. 그건 너무 끔찍한 것 같다.


엉뚱하게도 필자에게 스트레스를 엄청 주신 그분들이 필자의 미래에 영향을 끼치셨네.. 감사합니다. 덕분에 계속 잘 공부할 것 같아요... 


공부는 하면 할수록 모르겠고.. 작품은 하면 할수록 내 자신이 작아지던데... 

내가 잘못된건지 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이렇다. 어제 학교 직속 선배님이신 작가님에게 이 말을 했더니.. "엘레인, 너 지금 아주 잘하고 있어. 작아지는게 그게 맞아" 라고 말씀해주셔서 다행이다 싶었다. 


제일 무서운 사람은 책을 아예 안 읽은 사람도 아니고.. 100권 이상을 읽은 사람도 아니며, 딱 한권만 읽은 사람이다. 그 사람들은 그 한권이 전부인줄 알고 평생을 거기에 갇혀서 살아가니까. 


지금까지 전시회에서 다른 국적을 가진 전시회 작가분들, 나를 곤란하게 하시거나.. 비협조적인 적 단 한건도 없다. 오히려 이건 자기의 전시회이기도 하니.. 아이디어도 주시고, 도움을 주시려고 하시더라.

남은 한국 작가분들도 겸손하시고.. 협조적이시고.. 이제 많이 걸러진 건가 싶고. 

이번에 스트레스는 제대로 받고 별 꼬라지를 다 봤지만.. 이제 제대로 필터링이 되었나 싶어서 다행이다. 


작가님들, 우리 호주에서 우리 자랑스러운 한인 여성 예술가가 되어보아요-. 

그들이 깎아내린 이미지들.. 우리가 열심히 하는 모습과 좋은 인상으로 호주 사회에서 잘 채워보아요.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이 전시회를 기획하며.. 몇몇 외국작가들 틈에 한국 작가들과 같이 일하기로 한건..

정말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인데, 몇몇은 전시회에 협조적이지도 않고.. 실력도 없고, 하는 일도 없으며 나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더라. 피곤하다. 그러면서 대우받고, 전시회의 큰 파트가 되기를 원했다. 이런 사람들 상대하는 건 진짜 극한 직업이었다.


참고로 필자는 그 어느 아티스트에게도 돈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오히려 갤러리에서 펀드를 받아서 이 전시회를 진행하는 것이다. 근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나의 의도가 왜곡되고.. 변질되어서 말이 되더라. 무슨 말을 더 하겠어, 그게 그 사람들 수준이고.. 나는 같은 한국인으로써 그저 창피할 뿐.. 


큰 갤러리에서 일하든.. 작은 갤러리에서 일하든.. 내가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게 뭐가 나쁜가. 


명확하게 시기와 질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진짜 외국 나와서 살면서.. 이러지 맙시다. 창피합니다.

서로 같은 한국 사람들끼리 응원해줘도 모자랄 판에.. 이게 뭡니까.


그래도.. 이젠 좋은 분들만 남았으니까..

나머지 막바지 작업에 힘을 내야겠다.


내가 힘들어할까 봐 걱정해주신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이번 전시회 잘해보아요!














작가의 이전글 새로운 전시회를 준비를 시작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