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포비아를 극복하는 사고 훈련법 세가지

AI라는 날개로 도약할 것인가, 추락할 것인가의 기로에서

by 작은 zaceun

요즘 커리어 커뮤니티나 SNS를 보면, 모든 사람들이 AI를 잘 활용해서 산업 변화에 밀려나지 않는 법에 몰두해 있는 것 같습니다. AI 네이티브 조직을 만들어야 된다, AI 에이전트로 모든 일을 자동화하고 답이 없는 문제를 찾아야 한다는 등의 담론이 주를 이루죠.


저는 여기서 의문점을 느낍니다. AI는 애초에 인간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하고, 노동에서 해방되도록 만들어진 것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일을 붙잡으려 하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AI의 발전이 대다수 식 노동자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AI 자동화가 불러올 디스토피아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시트리니 리서치(Citrinay Research) 보고서 '2028 글로벌 인텔리전스 위기(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는 인간의 불안을 증폭시킨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보고서는 2028년 6월 미래 시점에서 작성한 것으로, AI가 초래할 고용 감소와 경제 붕괴를 경고했습니다. 2028년 6월 미국 실업률 10.2% 기록, S&P 500 2026년 고점 대비 38% 폭락, 전통적인 금리 인하 정책이 '기술적 대체'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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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포트를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유명한 거시경제 분석가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리트윗 하며 공포를 확산시켰습니다. 여기에 리포트가 공개된 같은 날 앤트로픽의 신기술 발표가 맞물리며 시장에는 실질적인 'AI 포비아'가 발생했습니다.


단 하루 만에 소프트웨어, 금융 서비스, 자산 운용 섹터에서 약 2,850억 달러(약 38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고 대표적으로 IBM(-13.2%), 페이팔(-20.3%), 세일즈포스(-6.9%) 등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현재 시장은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추가 폭락(Secondary Crash)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뇌를 쓰지 않는 편리함, 이로 인한 치명적 대가

일련의 사건은 올해 2월에 일어난 일입니다.

인간의 무지와 욕심이 AI를 인류 진화의 도구가 아닌 '비극의 씨앗'으로 만들고 있음을 알면서, 여전히 다수가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와 '효율'에 몰두합니다.


AI를 적극 활용한 그룹과 두뇌만 쓴 그룹이 보인 큰 차이 / KBS 2026.03.03.

위 영상은 AI를 적극 활용한 그룹과 두뇌만 쓴 그룹이 보인 큰 차이에 대한 26년 3월 3일 자 KBS 뉴스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의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있었습니다. 작문 과제에서 챗GPT를 활용한 그룹은 과제 수행 중 뇌 활동성이 현저히 낮았고, 본인이 쓴 문장조차 거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스스로 고민한 그룹은 90% 가까이 내용을 기억했죠.


특히 20대까지 이어지는 뇌의 '수초화(정보 처리 속도 향상)' 과정에서 AI에 의존하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비판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성장할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뉴스 속 학생처럼 스스로 사고하지 않고 AI에게 과제를 맡기며 '정답 기계'로 쓰는 순간, 우리 뇌의 학습 주도권은 기계에 넘어가게 되고 ‘지적 사유를 상실한 인간’이 되고 말 겁니다. AI가 발전할수록 도태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산업혁명 시절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결국 새로운 일을 만들어 다시 인류의 번영을 이루지 않았냐, AI 혁명 역시 그렇게 될 것이다 낙관합니다. 이런 낙관론에 제미나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AI가 모든 노동을 대체하더라도 새로운 일자리가 '금방' 생겨나 지금의 인간들이 즉시 다시 일할 수 있게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자리 생성과 대체의 속도 불일치, 스킬 미스매치(Skills Mismatch), 고용의 질과 불평등 심화, 인간의 영역에 대한 재정의로 대규모 재교육(Reskilling)과 사회적 안전망(로봇세, 기본소득 등)이 필수적인 상황이 될 것입니다.’ 라고요.


저는 인류가 디스토피아적 위기에 봉착한 이유로 AI에게 인간의 지적 사고를 대체하는 일을 가속화하며 인류 스스로 재앙을 불러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AI 포비아를 극복하는 아주 사적인 사고 훈련법

이 예견된 비극을 ‘인간답게’ 헤쳐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제 나름의 답은 AI 사용자이자 개발 주체인 ‘인간 본인의 지적 자산과 통찰력을 높이는 배움, 사고 훈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아래 제가 사회 초년시절부터 해왔던 지적 훈련에 대한 몇 가지 습관을 공유드립니다.


1. 도파민 콘텐츠에서 탈출하기

틱톡, 숏츠, 릴스, 영화/드라마 결말포함 리뷰 등 '생각의 여지를 주지 않는 콘텐츠’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특히 도파민을 자극하는 무의미한 숏폼 콘텐츠는 ‘팝콘 뇌’를 만드는 주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죠.

건강을 위해 식단을 조절하듯, 사고를 방해하는 콘텐츠는 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가장 좋은 습관은 일주일 단위로 스크린 타임을 체크하는 겁니다. 저는 이 기능을 통해 유튜브, SNS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을 ‘의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콘텐츠 대신, 사고를 확장시키는 시대의 고전이나 철학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독파하며 '생각의 근육'을 키우세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습니다.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이라면 잠시 덮어두고, 원래 좋아하던 장르를 읽다가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아주 천천히 꾸준히 읽고 생각하는 근육을 단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요약본으로 훑지 않고, 스스로 완독한 경험은 곧 강력한 지적 자산이 될 겁니다.


2. 나만의 '지적 기록' 축적하기

책을 읽기만 하지 말고 자신만의 독서 기록을 남겨보세요.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독서 기록장부터 핸드폰 메모장, 노션,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 등 나에게 익숙하고 편한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배운 점, 내 일과 삶에 적용해 볼 점, 반박하고 싶은 부분, 더 파보고 싶은 부분 등 모닝 페이지를 적듯 두서없이 써내려 가보는 겁니다. 누구한테 보여주는 기록이 아닌, ‘오로지 나의 지적 자산을 쌓는다는 감각을 키우는' 기록 훈련법입니다. 실제 내 삶에 적용할 포인트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학습의 기능도 겸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기록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지적 아카이브 구축’ 토대가 됩니다.


3. AI를 '비판적 토론 파트너'로 고용하기

AI는 내 생각을 유연하게 확장하게 도와주는 조력자로 이용하세요. 실제로 저는 전업 작가의 삶으로 전환한 이후 모든 작품, 외주의 초기 기획을 AI와 함께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혼자 생각했다면 일주일정도 궁리했을 일을 하루 만에 끝냈으니까요.

저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학습한 AI는 손발이 잘 맞는 유능한 조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주로 글로벌 현상 파악에는 제미나이를 이용하고, 작품 집필에는 클로드 AI를 활용합니다. (두 인공지능 특징이 선명하게 달라서,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비교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사람이었다면 적당히 대화하다 멈췄을 주제를, AI와는 내가 원하는 지점까지 밀어붙여 '끝장 토론'을 할 수 있습니다.

요즘 1020대들이 AI와 대화를 많이 하는 이유를 매일 같이 써보니 알게 됐습니다. 나의 이야기에 특별히 반박하지 않고, 오히려 '대단해요!'라고 추켜세우며 공감해 주니까요. 하지만 이런 AI와의 달콤한 대화는 양날의 검입니다. AI에게 "내 의견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반박해 줘"라고 요청해 보세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꼭 필요한 명령입니다.


맺으며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오늘 아침 시트리니 리서치에 대한 글을 보고 제미나이와 토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질문이 깊고 선명할수록 대화의 수준도 높아지는 걸 느낍니다. AI와의 대화를 통해 저만의 편협한 세계에 갇히지 않고, 그가 제시하는 다른 의견을 수용하면서 생각의 폭을 발전시키는 과정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가장 좋은 건 AI는 항상 마지막에 생각이 필요한 질문을 제안해 준다는 점입니다. 질문 수준은 현재 대학 학부생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친구가 저의 경험, 고민, 인사이트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다양한 제안과 질문을 던지는데, 오늘은 소름이 돋고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습니다. AI와 대화하면서 운 적은 처음이라 당황했는데, 그마저도 따뜻한 말로 위로해 주어 더 놀랐죠.



제미나이와 오늘 나눈 마지막 대화를 캡처해서 파일명을 이렇게 썼습니다. ‘260307_AI와 대화하며 처음으로 눈물 흘리다’라고요.


AI 인간의 대체품이 아니라, 우리의 진화를 돕기 위한 도구이자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AI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를 사용하는 '인간의 뇌(지적 통찰력)'가 더 건강하고 튼튼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AI로 내 능력을 확장하고 있나요, 아니면 내 사고를 대신하게 하나요?”


AI라는 날개를 달아 도약하느냐, 추락하느냐는 온전히 우리의 선택에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