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사랑만이 죽음의 반대말이라면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를 읽고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생각하다

by 작은 zaceun

오늘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이 날은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벤트가 활발히 일어나죠.


출판사와 서점도 예외는 아닙니다. 저 역시 대형 서점 온라인 마케터로 일하며 매년 여성의 날에 관련 도서를 큐레이션 하고 추천하는 일을 해왔는데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업 작가의 삶을 살고 있는 저에게 감동을 준 여성 작가의 책이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 책은 바로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장영은, 민음사)』입니다. 저자님은 성균관대학교에서 『근대 여성 지식인의 자기 서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재원입니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촛불의 눈으로 3.1 운동을 보다』의 공저자로 참여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야기하는 여성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고 합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시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분투해 온 여성들의 생애를 복원하고 그들의 말과 글을 차근차근 모아 널리 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를 쓰셨습니다.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는 글쓰기로 한계를 극복한 여성 작가 25명의 삶과 철학을 다룹니다. 몇 년 전 민음북클럽 신청 도서로 받았던 책으로, 최근 서재를 정리하다 처음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책 애호가의 삶을 사는 분들은 아마도 공감하실 '아 맞다, 이런 책도 있었지!'라는 생각으로 책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면서, '왜 진작 읽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를 했습니다.


이 책에는 마르그리트 뒤라스, 버지니아 울프, 프리다 칼로, 수전 손택, 에밀리 브론테, 박경리 등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 사랑받는 여성 작가들이 오로지 글쓰기를 통해 자기 삶을 일으켜 온 궤적으로 가득합니다. 저 역시 아침부터 저녁까지 치열하게 읽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일이 얼마나 고된지 몸소 느끼고 있기에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행이나 불운이 반드시 살아서 글을 쓰겠다는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음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한 25명의 여성 작가 중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문호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글을 써서 집을 사고, 그 집에서 다시 미친 듯이 글을 쓴 여자"입니다. 하지만 뒤라스의 삶도 결코 녹록지 않았습니다.


식민지 베트남에서 태어난 가난한 프랑스 소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글쓰기로 극복했다. 사랑을 감추지 않았고, 혁명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깊은 시선으로 인간을 응시했다.
1993년 뒤라스는 "문학은 결코 나를 저버지리 않았다"는 말로 자신에게 글쓰기가 생의 전부였음을 시인했다. 그로부터 3년 후, 뒤라스는 세상을 떠났다. 1995년 출간된 『이게 다예요』는 뒤라스의 유서이기도 하다. (...) 뒤라스는 글 쓰는 여자가 얼마나 눈부시게 매 순간 성장할 수 있는지 제대로 증명해 냈다. 과연 글 쓰는 여자는 빛난다.『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장영은 p22


AI가 1초 만에 유려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시대. 인간의 ‘글쓰기’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인공지능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삶에 대한 지독한 애착''고통을 통과하며 길어 올린 나만의 문장'입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인간다움의 정수라고 믿습니다.


난 삶을 사랑해. 비록 여기 이런 식의 삶일지라도.


뒤라스가 병상에서 남긴 마지막 고백의 말. 뒤라스는 '글쓰기와 사랑만이 죽음의 반대말임을 평생의 삶으로 증명'했습니다. 육체가 무너져 직접 펜을 들 수 없을 때조차 입으로 문장을 뱉어 연인인 얀을 통해 기록을 남겼죠. 그녀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작업이 아닌, 살아있음을 선포하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문학은 결코 나를 저버리지 않았다"라고 한 뒤라스의 말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쓰는 행위는 어떤 거대한 기술적 대전환 앞에서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여기 이런 식의 삶일지라도' 삶을 사랑했던 뒤라스를 보며 오늘도 책상 앞에서, 카페와 도서관에서, 주방 테이블에서 자신의 삶을 구원하기 위해 치열하게 쓰고 싸우고 살아남고 있을 여성들을 생각해 봅니다.





[공지]

프리랜서 에디터 공동체 안티에그(ANTIEGG)와 함께 '쓰고 싸우고 살아남을 멤버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바로 '기획안부터 초고까지 완성하는 4주 글쓰기 게더링'입니다.


전업 작가를 꿈꾸는 직장인, 1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창업가, 글쓰기 노하우와 고민을 나누고 싶으신 분들과 함께 내 안의 글쓰기 욕망을 나누고, 클로드AI 학습 모듈을 사용해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법을 함께 탐구하고자 합니다.


격주 일요일 오후 3시간, 총 4회 동안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공간 다시점에 모여 '치열하게 쓰고, 다정하게 비평하며, 나만의 서사를 녹인 기획서와 초고를 만드는 스터디형 게더링'입니다.


게더링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히 집필 활동을 이어 가실 수 있도록, 참가자 분들께 저의 작업 루틴과 기획 및 집필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참가자별 맞춤 클로드 AI 학습 모듈을 만들 수 있도록 A to Z 전 과정을 도와드리고, 활용하는 방법도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성장 서사 소설 쓰기 — 미생처럼 (1).png 스터디를 위해 클로드AI 선행 학습 중인 화면. AI 초보자도 따라오기 쉽게 설계했습니다.


이 게더링을 통해 브런치 작가가 되긴 했지만 주제가 있는 글을 꾸준히 연재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분, 글로 삶의 궤적과 경험을 정리해 셀프 브랜딩을 시작해보고 싶은 분등 다양한 니즈를 가진 분들과 만나 글쓰기의 세계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꼭 작가 데뷔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세대와 성별을 넘어 이야기를 사랑하고 쓰고 싶은 열망을 가진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작가를 꿈꾸는 비전공자를 위한 창작 스터디 신청하러 가기(~3/27 선착순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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