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대의는 무엇인가

스타트업 #22 - Born global

by 임영재

3년 전, 두 번째 투자 라운드의 조건이 미국 법인으로의 플립(본사이전)이었고 그렇게 나는 다시는 갈 일이 없을 것 같았던 미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당시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있는 한국을 뒤로하며, 아무도 없는 먼 타지로 떠나는 그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미국행을 결정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프러덕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이 지구에 있는 수많은 국가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내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


대의란 회사에서 쓰는 비전과 많이 닮았다.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결코 완전히 도달할 수는 없는 것. 그러나 평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길라잡이 별과 같은 존재다. 퇴근 후 밤 9시에도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는 원동력, 아무리 힘든 하루를 보내도 훌훌 털고 다음 날을 다시 맞이할 수 있는 그런 힘이 여기에 있다. 대의란 단순하게 올해의 목표 같은 계획이 아니라 대담하고, 숭고해서 개인적인 영광쯤은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는 그런 큰 뜻을 의미한다.


2019년에 나는 MBA에서 마케팅과 AI 석사를 복수 전공하며 리텐틱스의 첫 버전을 떠올렸다. 하루 종일 특정 분야를 공부하고 기업에 대한 케이스를 읽다 보면 순간의 생각으로도 그게 좋은 아이디어인지 아닌지 단번에 직감으로 알 수 있다. 그때 나는? 머리에서 종소리를 들었다. 마치 내가 세상을 바꿀 무언가를 만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증명하고 싶었다. 내가 과연 그럴만한 자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인지.


큰 뜻이 있으면 지치지 않는다. 시련이 와도 금세 회복할 수 있다. 너무 대담하고 선명하여 항상 흔들림 없이 올곧다. 나는 그런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당신의 대의는 무엇인가? 당신은 그 대의를 위해 무엇까지 포기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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