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스크린을 사랑하게 해야 V30을 산다
에반 블라스의 트위터(링크)에 LG v30에 대한 정보가 유출되었다. 유출된 사진이 꽤 자세해서 이쯤 되면 루머가 아니라, 홍보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튼 꽤 특이하다. V 시리즈의 특징이었던 세컨드 스크린을, 아예 키워버렸다. 루머에 따른 V30 화면 크기는 메인 5.7인치, 세컨드 스크린은 2.1인치다.
재미있는 것은 이 사진을 보고 신기하다기보단, 기시감을 느꼈다는 것. 그러니까 LG는 예전에도 이런 시도를 한 적이 있다. 비록 중간에 개발이 중단되긴 했지만. 그 이름 없는 폰은 이렇게 생겼다. 형태는 다르지만, 아이디어는 같다. 어쩌면 이런 아이디어가 V 시리즈의 아이디어가 됐을지도 모르고.
예상했겠지만, 하단 추가 스크린은 앱에 맞게 반응한다. 키보드도 되고, 컨트롤 단자도 되고. 재미있는 것은 상단 스크린이 하단까지 모두 스크린이라는 것. 이미지의 터치 버튼이 보이는 부분까지 스크린이라서, 굳이 하려고 맘을 먹으면 2:1 화면비 보다 더 긴 스크린을 사용할 수가 있다.
구글과 잘 협력해서, 홈버튼을 길게 눌렀을 때 나오는 '나우 온 탭'을 하단 스크린을 열면 바로 실행시킬 수도 있는 것 같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계속 실행되고 있어도 괜찮을듯싶고. 사진을 찍으면 추천 태그 등도 뜨는 것 같다. 키보드로 쓸 수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해서 말할 필요도 못 느끼고.
오-하는 소리가 나오진 않지만, 나름대로 괜찮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2:1 화면비를 내세운 G6에서도 그 화면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제대로 대답을 내놓지 못했던 것처럼, 진짜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아무리 새로운 하드웨어 사양을 제시해도, 그것이 있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면 사람들은 '부록' 정도로 여길 수밖에 없다.
... 듀얼 스크린을 쓰려면 단순히 입력 보조 장치(?)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활용을 해야 한다. 그게 안되면 사람들이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게 해주던지.
사진을 찍을 때 전문가 모드 기능을 꺼내놓고 쓸 수 있다거나, 하단 스크린에 영화를 플레이한 상태로 다른 앱을 사용한다거나,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의 '사이드바'처럼 '언더 스크린' 앱을 사용한다거나, 게임에서 조이스틱 모드로 변한다거나. 카카오톡이나 페북 메신저를 세컨드 스크린에서 사용할 수 있다거나. 영어로 적힌 글을 읽을 때 단어를 선택하면 하단에 해석이 뜬다거나, 영화를 볼 때 PC에서처럼 누르면 앞/뒤로 5초씩 넘어가는 버튼을 넣어준다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많다.
지금 유출된 사진에 나와있는 내용 정도면, 부족해도 많이 부족하다. 갤럭시 노트의 '펜'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이 세컨드 스크린을 사랑하게 만들어야 사람들이 V30을 산다. 루머에 따르면 8월에 나올 예정이니 이제 와서 뭔가를 더하기도 어렵겠지만, 이 부분에 대한 고민만은 반드시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