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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Jun 12. 2017

지브리 테마 파크가 생긴다, 정말로

시작은 토토로의 고향 마을부터

조금 늦게 전하는 소식. '스튜디오 지브리'의 테마 파크가 생긴다. 진짜로. 지브리를 모른다고? 그럼 이 애니메이션의 제목은 어떨까?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붉은 돼지', '미래소년 코난' 등등. 그 많은 히트작을 만들어 낸 곳이 바로 스튜디오 지브리다. 


그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테마로 한 테마 파크가 생긴다. 지난 5월 31일, 지브리 대표이사 스즈키 도시오와 일본 아이치현 오오무라 히데아키 지사가 만나 합의한 내용이다. 개장 예정은 2020년. 장소는 당연히 아이치현(나고야가 있는 곳이다.)의 '사랑, 지구 박람회(아이치 엑스포) 기념 공원(모리코로 파크)'.


... 나고야 위치를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적다 보니, 문장이 길어졌다.



음, 많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테마 파크의 중심이 되는 것은 '이웃집 토토로'. 200헥타르(약 60만 평)의 대지에 토토의 세계관을 기초로 사계절 꽃과 나무가 있는 곳으로 만들 예정이고, 순서대로 정비를 하지만 나무 벌목 등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 그러니까 '지브리 파크'이긴 하지만 '토토로 마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구체적인 계획은 미정이긴 하지만, '자연의 지혜'라는 '아이치 엑스포'의 핵심 테마가 버려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일부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온천 여관을 만든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은 지브리가 지금까지 말해온 메시지를 스스로 배신하게 되는 일이기도 하니까, 우리도 슬퍼질 테고.   


2020년 개장 예정이지만, 2005년 아이치 엑스포 때 공개했던 '사츠키와 메이의 집'은 이미 존재한다. 2008년에는 같은 장소에서 '지브리 전'을, 2015년에는 '지브리 대박람회'를 열기도 했고, 스즈키 대표이사도 나고야 출신이다(응?). 


아이치 엑스포 기념 공원. 중앙 아래에 보이는 것이 사츠키와 메이의 집.
사츠키와 메이의 집 전경
사츠키와 메이의 집 부엌


오래전, 지브리 테마 파크가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꽤 오래전 시화호가 말썽이 많았을 때였는데, 누가 저 버려진 땅(?)을 사서, 산 근처에는 토토로 마을을, 바닷가 근처에는 붉은 돼지의 선착장을, 다른 쪽에는 나우시카와 미래소년 코난의 마을을, 반대쪽엔 센과 치히로의 온천 여관을, 가운데 광장에는 귀를 기울이면-같은 애니에 나오는 도시를... 뭐 그런 테마 파크를 꿈꿨던 것 같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어서, 2015년에는 아래와 같은 지브리 테마 파크 예상도가 나오기도 했다. 정말로.


  

Hypothetical Tokyo Ghibli Land Created by Japanese Illustrator TAKUMI | Spoon & Tamago              


이것보다는 훨씬 재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좋다. 사실 롯데 월드 같은 곳으로 만들면 더 이상할 것 같다. 그냥 사츠키와 메이가 있는 마을을 한 번쯤 둘러보는 느낌으로 만들어도 좋겠다. 어딘가에서 토토로나, 아니면 먼지 괴물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느긋하게 휘파람 불며, 천천히 걸어 다닐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억지로 가짜를 만들어 눈 앞에 들이미는 것보단, 왜인지 이쯤에서 가오나시가 나올 것 같은데, 저쯤에서 토토로가 비를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고, 저쪽에선 붉은 돼지가 하늘을 날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있지는 않지만 왠지 그럴 것만 같은 테마 파크로.


아, 그래도 최소한 고양이 버스는 만들어주면 좋겠다. 어른도 탈 수 있는 것으로. 도쿄 지브리 뮤지엄에선 진짜 진짜 억울했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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