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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Jun 30. 2017

극장처럼 넷플릭스 영화를 즐기는 방법

넷플릭스 기술 시연회에 다녀오다

지난 6월 29일,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옥자' 개봉을 기념해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최근 옥자 개봉을 둘러싸고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시연회는 화질과 사운드를 개선할 수 있는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 기술에 초점을 맞춰서 열렸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옥자


사실 요즘 벌어진 영화관과의 갈등은, 개인적으론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인터넷과 극장에 동시 개봉된다고 해서 소비자가 손해 볼 이유가 없다. 오히려 소비자 입장에선 이득이 되는 부분이 더 많다. 어제 시연회에 이어진 옥자 상영에선 한글 자막이 잠시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그 부분이 궁금해, 오늘 아침 인터넷으로 다시 옥자를 시청했다(현재 넷플릭스를 사용 중이다.). 요즘 같은 시대가 아니었다면 시도해보지 않았을 일이다.   

애당초 혼자서 영화를 관람하는 분들을 제외하면, 영화관은 마트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즐기기 위해' 간다는 속성을 보유한다. 인터넷과 동시 공개되는 영화 배급망에 대한 시도는 넷플릭스가 DVD 대여 사업을 하던 2005년에도 다른 회사들이 이미 하고 있었다. 영화는 꼭 극장에서만 봐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결국 조금이라도 돈벌이에 손해를 입을까 봐 거절하고 있다는 건데, 십여 년 전 휴대폰에서 MP3 파일을 들을 수 있게 했더니 반대 시위를 한 음반 업계 관계자들이 생각났을 뿐.

http://star.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184426


넷플릭스는 예전부터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을 발전시켜왔고, 영화관과 동시 개봉되는 영화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업계에서 임의로 나눠놓은 시장 질서에 따라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관람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재미있는 것은, 이날 발표한 내용 중에 '스마트 TV'에 대한 부분이었다. 넷플릭스 가입 경로는 TV, 스마트폰, PC 등 다양하지만, 계속 이용할수록 사람들이 TV로 옮겨가는 일이 많다는 것. TV 만큼 영상 소비에 적합한 미디어가 아직 없다는 이야기다. 편한 자세로, 큰 화면과 좋은 소리로 즐길 수 있으니까.

모든 기기에서 시청 가능하지만
사람들은 결국 TV에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이 좀 더 좋은 화질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넷플릭스 추천 TV'다. 당일 어떤 TV가 넷플릭스 추천 TV 인지 리스트를 가르쳐주진 않았지만, 일단 당일 시연에 사용된 TV는 2017형 LG OLED TV였다.

이 TV를 사용하게 되면 우리가 케이블 TV 보듯이,  TV 리모컨으로 간단하게 넷플릭스 앱을 컨트롤하면서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볼 수 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리모컨 하단에 크게 박힌 '넷플릭스' 버튼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돌비 기술은 이렇게 TV에서 시청하는 콘텐츠를, 영화관에서 보는 느낌으로 업그레이드해준다. 이번에 적용된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앞서 말한 대로 화질을 개선하는 '돌비 비전'과 사운드를 개선하는 돌비 애트모스다. 

시연 때 확인한 돌비 비전 기술은 영상의 디테일을 잡아주며, 특히 화면을 날리지 않으면서도 밝은 부분을 또렷하게 잡아줘서. 전체적으로 영상을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그런 부분이 너무 또렷해서, 자칫 잘못하면 영화라기보다는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상을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었다. 영화 '호빗' 때 48 프레임(HFR) 영상을 봤을 때와 느꼈던 것과 같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은 천장에 스피커를 달아서 입체감을 주는 영화관용 사운드 기술로 처음 접했는데, 이제는(실은 2014년부터) 가정용으로도 보급을 하고 있었다. 핵심(?)은 천장에 소리를 쏘아서 천장에서 소리가 나는 듯한 효과를 주는 스피커와, 그걸 제어하는 앰프(?) 일 듯. 화면 바깥에서 소리가 나는 느낌이 또렷하게 들어서, 진짜 좋았다.

다만 이런 음향 시스템을 설치하려면 비용이 좀 드는데, 1200달러 선부터 제품이 나와있다고 하는 것 같았다(... 영어로 히어링 하려니 이런 걸 제대로 기억 못 하는 불상사가.).

사진이 좀 흔들렸다. 시연자 옆에 있는 스피커가 천장으로 소리를 쏴주는 스피커. 그 밖에 다른 스피커들이 시연장을 둘러싸고 배치되어 있었다.


대충 이런 원리


기술 시연회에 이어진 옥자 상영회에서 만나본 영화 '옥자'는, 딱 봉준호 감독의 영화였다. 상업 영화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면서도, 마지막에 남는 메시지는 뭔가 묵직하다(달리 말하면 찝찝함이 남는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시대는 참 빠르게 변한다. 2005년... 에 꿨던 어떤 영화 스타트업의 꿈은 넷플릭스라는 거대 자본을 가진 회사가 이뤄가고 있었다. 극장에서나 느낄 수 있던 입체 음향을 이젠 집에서도 느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아직까지 내가 가진 21:9 와이드 모니터는 지원해주지 않지만 말이다. 

* 마지막에 쿠키 영상 있습니다. 꼭 보고 극장에서 나오시던가... 넷플릭스로 보시는 분들은 뒷부분까지 넘어가서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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