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부채, 코모레비 부채
코모레비-라는 일본어가 있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이란 뜻을 담은 단어다. 일상에서 거의 쓰이진 않지만, 뜻이 예뻐서 기억하고 있던 말. 그런데 누가, 이 단어로(?) 부채를 만들어 버렸다. 코모레비 우치와.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부채'.
가만히 부채 사진을 살펴보니, 정말 단어 그대로 부채에 옮겨놨다. 아아, 정말 이런 것에는 머리가 잘 굴러가는 사람들이라니까. 원리는 정말 간단하다. 부채에 붙이는 양 면의 종이에, 한쪽은 무늬 종이를, 한쪽은 무늬 없는 종이를 사용했다. 그러니까, 숨어있다가 드러나는 것은 아닌 셈이다.
생각해보니 부채는 바람을 만들기 위해 쓰기도 하지만, 햇살을 가리는 용도로도 많이 사용된다. 정말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 머릿속엔 어딘가에서 본 듯한, 부채로 햇살을 가리며 어딘 가를 쳐다보는 누군가의 모습이 금방 떠오른다. 코모레비 부채를 쓴다면, 그때마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내가 쓸 부채는 아니다. 부채를 자주 쓰긴 하지만, 들고 다니기 편한 접이식 부채를 쓴다. 집에 두고 쓰는 부채라서, 여름 선물로 더 좋을 것 같다. 뭐, 조금은 근사하지 않은가. 가만히 있을 때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쓸 때는 시원한 바람을 가져다주는 선물이라니.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것은 조금 고민되겠지만(53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