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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하로가 만들어졌다, 진짜로

물론 우리가 생각했던 하로는 아니지만

by 자그니

애니메이션 건담의 진짜 주인공이라 생각하는 두 존재가 있다. 1년 전쟁부터 라플라스 사변까지 개근(?) 하는 브라이트 노아 함장과 애완용 로봇(?) 하로다. 그도 그럴 것이, 개근... 했으니까. 자고로 주인공은 처음과 끝(?)을 함께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중에서도 하로는 조금 특별한 존재다. 건담의 마스코트라고 할까. 건담에서 기대하기 힘든 귀여움을 가지고 있는 존재인 데다, 1/1 사이즈로 만들기도 쉬워서, 언젠가는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물론 바로 포기해야 했지만.

왜냐고? 일단 이 녀석, 스스로 움직인다. 우주 공간에선 호버링(?)으로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지는 모르겠지만 충전하는 모습도 보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배터리를 내장했다. 별도의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 없는 어린이 수준의 인공 지능을 탑재해 출연자들과 음성으로 대화를 나눈다. 많이 쓰이진 않지만 팔다리도 내장했다.


... 간단히 말해, 하로 하나를 만들려면 전 IT 산업군의 협력이 필요하다. 장난감인데도!


대체 이걸 누가 만들 수 있냐고....라고 말하고 싶지만, 하기야 이런 제품을 장난감으로 내놓는 기술력을 보유한 시대니 건담도 만들 수 있는 거겠지.

그런데 누군가는, 이 하로를 진짜 만들어보고 싶었나 보다. 건담은 몰라도 하로쯤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하로가 나타났다. 진짜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하로랑은 생긴 것만 비슷한 하로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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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자들은 당연히 주식회사 반다이 남코 그룹. 실제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그룹의 IT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브랜드인 "BN Bot PROJECT"이고, 여기서 만든 첫 번째 상품이 바로 「건담 컨시어지 하로(간세류즈 하로)」다. 2018년 출시 예정이고, 가격은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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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로가 전시된 곳은 도쿄 치바에서 열리고 있는 「CEATEC JAPAN 2017」 전시회. 핵심 기능은 건들거리면서 음성으로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참고로 하로의 인공 지능은 IBM의 '왓슨'을 이용했다. 아래 대화 영상을 보면 질문을 듣고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게 다 왓슨을 이용했기 때문이다(응?).



아쉽지만 동작도 참 저렴하다... 흔들 그네 타듯이 흔들흔들하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둥근 녀석이 스스로 서 있는 것만 해도 가상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진짜 데굴데굴 구르면서 따라오는 하로를 원한다! 게다가 이 녀석! 입도 벌어지지 않아!



뭐, 그래도 하로니까. 용서해야지. 어차피 이 제품의 핵심 테마가 '하로가 현대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면?'이란 가정 하에, 기동 전사 건담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나눈다-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하로가 나보다 1년 전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어차피 일본어밖에 모르니까 아무 의미 없다.

... 뭐야, 왜 우주세기 장난감이 일본어만 알아듣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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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은 19cm이고, 와이파이에 접속해야 한다. 전용 충전기는 기본, 스마트폰 외부 스피커로도 사용 가능하고, 알람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영상에서 보다시피 눈과 입에 LED가 내장되어서 번쩍번쩍. 실제 제품은 무려 바이오(VAIO)에서 설계, 생산한다고 한다(노트북 만드는 그 바이오 맞다.). 참고로 소니는 강아지 로봇 아이보... 를 내년 초에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다.

건담 팬들을 노리고 만들어진 장난감이라지만, 올해 초 선보였던 게이트 박스도 그렇고, 하로나 아이보를 봐도 그렇고, 요즘 일본인 너네들, 정말 외롭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만드는 제품들이 죄다 가리키는 것이 교감을 나누는 것이니...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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