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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카메라계 애플이 되고 싶어한다

by 자그니

소니는 카메라계의 애플이 되고 싶은 걸까? 새로운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 7 마크3 (α7 III) 발표회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 작은 보디에 ‘이래도 안 살래?’라고 말하는 것처럼 온갖 기능을 담았다.

기능만 보면 ‘모두를 위한 완벽한 선택’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부끄럽지 않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원했던 성능 좋은 배터리와 고속 메모리 지원, 가격도 250만 원. 렌즈값이 무시무시하다지만, ‘일’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라면 딱히 망설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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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센서는 이면 조사 Exmor R CMOS 센서로 약 2,420만 픽셀 유효 화소를 가지고 있다. 상위 기종인 알파 9과 동급이지만, 적층형은 아니다. 최대 15 스탑의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쓸 수 있고 ISO 감도 설정 범위는 알파 9과 같은 ISO 100~51200, 확장 범위는 ISO 50~204800이다.

AF는 693포인트 전 영역 위상차 검출과 425포인트 명암 대비 검출을 함께 쓰는 혼합형 방식으로, 이미지 영역 약 93%를 커버한다고 한다. 셔터 속도는 최대 1/8000초. 연사는 초당 최대 10장, Eye AF 기능 및 고해상도 4K 동영상 촬영 등도 지원.

... 재미없는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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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 현장에서 만져본 알파7m3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AF가 굉장히 빠르게, 잘 맞는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수도 없이 뱅뱅 돌아야 했던 모델분께는 심심한 위로 인사를 드리지만, 잠깐 눈이 사라졌을 때도 다시 초점을 찾아주고, 앞에 손이 살짝 가려도 여전히 초점을 맞추는 모습은 신기했다.

다른 기종과 차이를 간단히 언급하자면 사진 품질은 알파7R3가 조금 더 낫고, 촬영 속도는 알파 9가 조금 더 낫다고 한다. 동영상 촬영은 세 가지 제품 모두 비슷하다. 두 카메라에서 살짝 기능을 낮추고 가격은 꽤 내렸으니(대신 배터리 충전기는 빠지고 AC 어댑터만 들어간다), 가성비는 꽤 괜찮은 셈이다(렌즈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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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 가지 제품의 구별은 일반인 수준에선 거의 의미 없다. 소니 표준 카메라, 또는 베이식 카메라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알파9m3가 잘 나왔다. 균형이 상당히 잘 맞았다고나 할까. 알파 9를 쓸 때도 오지 않던 뽐뿌가 이 녀석에겐 왔다. 알파7m2 유저라면 꼭 한번 만져보길 권한다. 가장 욕심을 내던 이들이 a7m2를 쓰던 사람들이다.

예산이 조금 부족하다면 a7m2에 렌즈를 사라고 권하더라. 보디 값은 나중에 바뀐다고. 추천 렌즈는 표준 줌 렌즈 격인 FE 24-105mm F4(SEL24105G)……. 진짜 하나 살까?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소니 사용자들은 동지를 찾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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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3.1 고속 전송을 통한 테더링 촬영이 가능하다


좋은 제품이지만, 솔직히 아마추어용으로 싼 가격은 아니다. 아마추어용이라면. 일이나, 가끔 아르바이트로라도 일을 한다면, 이 제품은 권할 만하다. 처음에 애플이 되고 싶은 걸까?? 하고 물었던 것도, 아이폰이 아니라 맥북 프로가 떠올라서 그랬다. 비싸지만, 일할 거 생각하면 별로 비싸게 보이지 않는 그런.

앞으로 싫든 좋든, 모든 풀 프레임 미러리스는 이 제품을 기준으로 비교당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그럴만한 카메라다. 집에 오는 길 내내 지름신이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오더라. 하지만 나는 작년에 알파 9를 샀다가 팔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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